[의학칼럼] 다리에 벌레 기는 느낌… 혈액투석의 불청객 '하지불안증후군'

원광대병원 신장내과 정종환 교수 2023. 10. 10. 1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혈액투석을 시작하면서 하지불안증후군을 겪고 있는 환자가 털어놓은 고충이다.

실제로 하지불안증후군은 혈액투석 환자의 약 80%가 경험하는데, 가만히 책상에 앉아서 업무를 보거나, 영화 관람, 장시간의 운전처럼 움직임이 없을 때 증상을 많이 경험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광대병원 신장내과 정종환 교수
"다리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고 참기 힘들 만큼 간지러워요. 자기 전에는 더 심해져 다리를 1초도 가만히 둘 수가 없어요. 자다가도 일어나게 되고 앉아서 자기 일쑤입니다. 잠을 푹 자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혈액투석을 시작하면서 하지불안증후군을 겪고 있는 환자가 털어놓은 고충이다. 불편한 감각 때문에 다리를 가만히 두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게 되는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은 혈액투석을 하는 환자들이 겪는 흔한 어려움 중 하나다.

실제로 하지불안증후군은 혈액투석 환자의 약 80%가 경험하는데, 가만히 책상에 앉아서 업무를 보거나, 영화 관람, 장시간의 운전처럼 움직임이 없을 때 증상을 많이 경험한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밤이나 수면 중에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지불안증후군을 겪는 환자들이 자려고 누우면 불편한 감각이 심해져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거나 잠에 들더라도 깊게 잠드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철저하게 건강관리를 해도 모자랄 혈액투석 환자가 수면 부족에 따른 피로감에 늘 시달리게 되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신체의 기능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열악한 상황이 수일, 수개월에 걸쳐 지속되면 결국 환자 삶의 질은 낮아지고 건강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야기될 수밖에 없게 된다. 
때문에 하지불안증후군은 증상이 발현되면 즉시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도파민 기능 장애 등 여러 원인이 있으나 , 혈액투석 환자에서는 크기가 큰 중분자 요독물질이 제거되지 않을 경우 하지불안증후군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혈액투석 치료는 요독물질을 모두 거를 수 없었으나,  최근에는 크기가 큰 중분자 요독물질을 제거하면서 몸속에 필요한 단백질은 유지할 수 있게 하는 확장된 혈액투석 이 도입되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좀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기존의 혈액투석에서 확장된 혈액투석으로 전환한 환자를 12개월 간 관찰한 결과, 확장된 혈액투석을 활용한 환자는 기존 혈액투석 대비 하지불안증후군이 55% 감소됐으며, 이로 인한 복합 신체 및 정신 건강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설문 평균 점수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확장된 혈액투석을 활용한 치료가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함께 동반될 수 있는 수면장애, 삶의 질 저하 등과 같은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혈액투석 환자의 치료 목표는 생명 유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환자의 정서적인 안정과 삶의 질 향상,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크기가 큰 요독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면, 환자들은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유발하거나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크고 작은 불편함을 유발하는 하지불안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기사는 원광대병원 신장내과 정종환 교수​의 기고입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