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조 단위' 이익 회복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오는 11일 3분기(7~9월) 잠정 실적 발표에서 '조 단위' 영업이익을 보여줄 전망이다. 올해 1, 2분기 반도체 업황 악화로 6000억원대 이익을 내는데 만족해야 했던 삼성전자가 3분기 조 단위 이익 회복을 시작으로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크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68조287억원, 영업이익 2조1927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액은 11.40%, 영업이익은 79.79%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 15곳 가운데 5곳이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는 쪼그라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조 단위로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올해 8월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5, 갤럭시Z 폴드 5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MX(모바일)부문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게다가 IT(정보통신)기기 수요 회복과 맞물려 D램 반도체 수요 및 가격도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반도체부문 적자폭이 좁혀질 것이란 기대가 조 단위 영업이익 달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SDC(디스플레이)부문에서 북미 고객사 신제품 출시 호재가 맞물려 있어 전체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조 단위 영업이익 회복을 예상하고 있는 시장은 이제 관심의 초점을 올해 3분기 반도체부문에서 얼마나 많이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느냐에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DS)부문에서 올해 1분기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데 이어 2분기에도 4조3600억원 적자를 봤다. 삼성전자의 1,2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에 그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반도체 적자였다. 하지만 상반기 9조원에 달한 반도체부문 적자가 3분기부터 큰 폭으로 줄어들기 시작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3분기 반도체부문 적자 규모가 2~3조원대로 1, 2분기 보다 1조원 이상 감소하고 4분기에는 1조원 안팎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반도체 영업손실폭을 1조원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근거는 감산으로 인한 D램과 낸드 시장의 회복이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9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0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D램 평균 고정가는 올해 4월 전월 대비 19.89% 떨어진 이후 8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메모리업계의 감산 효과가 나타나면서 9월에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낸드플래시는 현재 업계가 감산 규모를 키우고 있어 가격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실적이 올해 14조원 가량 영업손실에서 내년 10조원 이상의 흑자전환으로 돌아설 것이란 희망도 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D램 계약가 반등이 예상되고 있는데다 낸드 가격 역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4분기 적자 규모가 1조원 미만으로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에 4분기 D램과 낸드에 대해 두 자릿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만에 반등해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흑자전환 시기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우리 반도체기업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사실상 무기한 유예하겠고 밝히면서 향후 삼성전자 반도체의 중국 생산에 대한 불확실이 해소됐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낸드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국 정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중국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환영의 입장을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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