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부러운 초능력… 드라마 '무빙' 속 한효주의 진짜 능력은?
드라마에서는 다양한 초능력자들이 나온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사람, 힘이 센 사람, 벽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투시 능력자, 절대 다치지 않는 사람 등 초능력자 종합 선물세트와 같은 느낌이다. 그 중 지각 심리학자인 필자의 관심이 꽂힌 인물은 한효주(이미현 역)였다. 한효주는 우수한 안기부 특수 요원 출신으로, 그녀의 초능력은 탁월한 감각 능력이다. 사무실에서 남산 타워에 앉아 있는 연인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시력을 가지고 있고, 위층에서 문을 닫고 이야기하는 아들의 대화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청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아들을 살찌우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한 번 먹은 음식의 재료를 술술 읊어대는 정교한 미각까지. 이런 감각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살아가는 데도 너무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하지만 한효주는 자신이 원하는 소리만 골라서 듣는다. 필요 없는 소리는 철저히 걸러내고, 필요한 소리만 듣는다. 만화 같은 작위적인 이 설정은 의외로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가벼운 환담을 나누는 파티. 그 파티에 참여한 사람에게는 수많은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소리의 바다에서 사람들은 앞에 있는 상대방의 목소리에만 집중해 그 소리를 듣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심지어 대화에 집중하면서도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그 소리에 반응할 수도 있다. 일명 ‘칵테일파티 효과’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필요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 능력을 보여준다. 어찌 보면 한효주의 진정한 능력은 민감한 감각 능력 그 자체가 아니라, 민감한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정보만 귀신같이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주의 능력에 있는지도 모른다.
초능력이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초능력은 언제나 우리 인간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타인과 차별화되는 능력은 나의 생존 무기이기 때문이다. 먼 옛날 인류가 사냥을 하며 먹고 살던 수렵 시기를 상상해 보자. 하늘을 날 수 있거나 힘이 아주 센 능력이 있다면, 그 능력은 생존 가능성을 급격하게 올려 줄 수 있지 않겠는가? 오늘날에도 초능력까지는 아니어도 남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능력은 현대 사회에서 생존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조직의 문제점을 빨리 파악해서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라든지, 외국어를 쉽게 습득하는 능력이라든지, 타인과 공감하며 위로해 주는 능력 등을 갖춘 사람들은 사회에서 쓸모 있는 사람으로 더 큰 성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무빙’ 속 주인공들의 초능력은 적어도 나에게는 딱히 부럽지 않은 능력들이었다. 하늘을 나는 능력, 남들보다 2배 이상의 힘, 상처가 쉽게 아무는 체질 등. 물론 있으면 나쁘지는 않겠지만, 굳이 없어도 내가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이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효주의 초능력급 주의 능력은 부러웠다. 아마 나에게도 그런 능력이 있다면, 지금 내 옆에서 일을 그만하라고 보채고 있는 내 아이의 불평 소리를 걸러내며 글쓰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복잡한 현대사회, 매순간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정보의 바다 속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는 어쩌면 가장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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