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 끌려가자 엄마는 절규…SNS 쏟아진 하마스 납치 영상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민간인을 살상하고 납치하는 장면의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다. 이런 영상에서 연락이 끊긴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는 악몽 같은 상황을 겪는 이들도 있다.
하마스와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 등에 의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끌려간 사람 수는 15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보고 있다. 인질에는 민간인 여성을 비롯해 노인과 어린이까지 포함됐다.
8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남부 나할 오즈 키부츠에 전 남편과 두 딸이 있었던 여성 마이얀 진은 인터넷에 올려진 동영상을 통해 이들이 하마스에 붙들린 사실을 알게 됐다.
영상에는 하마스 무장대원이 다리에서 피를 흘리는 전 남편과 흐느끼는 15살 맏딸 다프나, 8살 막내 엘라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후 찾아낸 또다른 영상에는 이들이 국경을 넘어 가자지구로 끌려가는 장면이 있었다.
진은 "그저 내 딸들을 집으로, 가족들에게로 보내달라"고 애원했다.
이스라엘 주민 모셰 오르는 현지 매체인 채널12 방송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로 공유된 사진을 통해 울부짖는 여자친구가 가자지구로 끌려가는 모습을 봤다면서 분노를 토했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여성 노인을 카트에 태운 채 환호를 받으며 가자거리를 행진하는 영상도 있었다. 하마스의 공격 이후 실종된 20대 독일 여성 샤니 룩으로 추정되는 이를 나체로 트럭 짐칸에 실어 운반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밖에 거리에 시신이 널려있거나 하마스 슬로건이 붉은색으로 곳곳에 그려진 모습이 담긴 자료가 소셜미디어에 쏟아지고 있다.
채널12 등 이스라엘 주요 매체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 지역 주민들의 신고 전화 녹음본을 방송하기도 했다.
두 살 아이와 함께 안전실에 숨은 채 무장대원과 대치하던 한 여성은 "제발 살려달라"고 빌었다. 친척에게 전화를 건 또 다른 주민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널 사랑해"라고 되뇌었다.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다수를 인질로 잡은 사실이 영상 자료로 확인되면서 이스라엘이 본격적 보복에 나서는 시점을 늦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에런 데이비드 밀러 선임연구원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보복 행위, 특히 대대적 지상군 공격에 대한 보험과 팔레스타인인 죄수 교환을 위한 수단으로 인질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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