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속수무책 아이언 돔… 우리 군은
북 장사정포 벌떼 공격땐 수도권 피해 불가피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Iron Dome)’이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우리 군이 북한 장사정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아이언 돔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발사되는 단거리 로켓과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다. 특히 북한도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하마스가 시도한 게릴라 침투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심리전 등의 하이브리드전(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외신을 종합해보면 이스라엘이 90% 이상의 요격률을 자랑하는 아이언 돔은 하마스가 발사한 5000여발의 로켓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군도 ‘한국형 아이언 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를 2026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LAMD를 수십기 배치해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북한 장사정포를 요격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개전 초 시간당 1만6000여발의 장사정포를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퍼부을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이번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아이언 돔이 어떻게 대응했느냐는 것은 우리 군에 큰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아이언 돔의 요격률이 90%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5000여발의 로켓이 ‘벌 떼’처럼 날아온다면 이를 모두 요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전국에 10여개의 포대를 배치했으며, 1개 포대는 요격미사일 20발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차량 3대와 타미르 요격미사일, 탐지거리 150㎞의 레이더, 추적시스템, 사격 통제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요격 가능 범위는 4∼70㎞, 요격 고도는 10㎞에 이른다. 1개 포대 가격은 600억여 원에 이르고 요격용 미사일인 타미르 1발은 6000만 원이 넘는다. 아이언 돔 레이더는 로켓이나 포탄, 미사일 등 분당 최대 200개의 표적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아이언 돔 요격률 90%이상 무의미
아이언 돔이 5000여발의 로켓에 속수무책 뚫리면서 군이 개발 중인 한국형 아이언 돔이 시간당 1만6000여발의 북한 장사정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북한은 2003년 12월 개성공단 착공 이전 개성과 판문읍 봉동리 지역에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을 배치했다. 62포병여단은 수도권을 겨냥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로 무장했다. 사거리 54∼65㎞에 이르는 이들 장사정포는 수도권에 위협적이다.
여기에 현재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측지역에는 시간당 1만6000여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1000여 문의 각종 포가 배치돼 있다. 이 가운데 사거리 54㎞의 170mm 자주포 6개 대대 200여문과 사거리 60㎞의 240mm 방사포 10여 개 대대 200여문 등 340여 문의 장사정포가 서울과 수도권을 직접 겨냥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한다.
북, 방사포·장사정포 전방에 전진배치해 수도권 겨냥
북한은 2017년 개발한 300mm 방사포의 사거리가 170km~200km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일대에서 300mm 방사포를 발사한다면 수도권은 물론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공격이 가능하다. 이들 장사정포는 하마스 로켓보다 위력이 크고 사거리나 정확도도 뛰어나다.
반면 한ㆍ미는 장사정포를 막기 위해 배치한 포의 사거리는 턱없이 짧아진다. K-9자주포의 사거리는 40km, 다련장 로켓포(MLRS) ‘천무’의 사거리는 80km다. 전문가들은 개전 초 북한의 장사정포에 의한 피해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군은 KTSSM(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과 K-9 자주포 등으로 북한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무력화하는 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 특히 300㎞ 이상 원거리에서 장사정포 진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KTSSM-Ⅱ를 2027년 11월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블록Ⅲ) 등을 개발해 촘촘한 복합다층방어를 위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도 구축할 계획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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