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th BIFF] 폐막 향해 달려가는 ‘부국제’ 후반부 기대 포인트

정진영 2023. 10. 1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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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을 딛고 어렵게 개막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았다.

첫 부산국제영화제 호스트를 맡은 송강호와 주윤발, 판빙빙 등 중국어권 톱스타들을 비롯해 수많은 스타들이 부산을 다녀갔다.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후반부에는 또 어떤 스타와 행사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지난 2021년 부산 찾았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사진=연합뉴스)

◇세계적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의 스페셜 토크

지난해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작품상,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등을 휩쓸며 주목받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스페셜 토크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후반부 가장 기대되는 행사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도쿄 인근 미즈비키 마을에서 자연의 방식에 따라 살던 타쿠미(오미카 히토시)와 그의 딸 하나(니시카와 료)가 집 근처가 글램핑장으로 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은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으며, 영화제 상영 이후 로튼토마토에서 무려 97% 신선도(100%에 가까울수록 높은 평가)를 기록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스페셜 토크는 10일 오후 5시 30분 영화의전당에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영 이후 진행된다.

배우 홍경(왼쪽)과 고민시. (사진=매니지먼트mmm, 미스틱스토리 제공)

◇홍경&고민시, 충무로 샛별 나야 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대세 배우로 거듭난 박은빈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면 영화제의 마무리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충무로 샛별 홍경, 고민시가 맡는다.

홍경은 영화 ‘결백’, 드라마 ‘D.P.’, ‘약한영웅 클래스1’, ‘악귀’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섬세한 연기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그려내며 국내외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해 ‘약한영웅 클래스1’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그가 올해는 폐막식 사회자로서 2년 연속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하게 됐다.

고민시는 영화 ‘마녀’, ‘봉오동전투’, ‘헤어질 결심’, 드라마 ‘스위트홈’, ‘지리산’으로 주목받은 배우다. 최근엔 영화 ‘밀수’에서 밀수판의 정보통 옥분 역을 맡아 김혜수, 염정아 등 대배우들 사이에서도 신스틸러로서 천연덕스러운 연기력을 뽐냈다.

홍경과 고민시의 신선한 케미스트리로 화려하게 장식될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은 오는 13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다. 폐막작은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다. 폐막식에서는 영화인들의 레드카펫 이후 뉴 커런츠상, 지석상, 올해의 배우상 등의 시상과 폐막작 상영이 진행된다.
‘영화의 황제’ 스틸.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후반부 주목할 작품은 이것!

영화제 후반부 주목할 작품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를 빼놓을 수 없다. ‘브레이크업 버디즈’, ‘풍광적외성인’ 등을 통해 자신만의 코미디 세계를 다진 닝하오 감독이 내놓은 일종의 블랙코미디다.

영화의 주인공은 홍콩 출신 배우 유덕화와 닝하오 감독 자신. 유덕화는 홍콩필름어워즈에서 또 남우주연상을 놓친 뒤 서구 영화제 수상을 노리고 린하오(닝하오) 감독에게 연락을 하는 웨이치를 연기했다. 중국 영화의 대명사나 마찬가지인 ‘솜 깔깔이’, 해외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원활하지 않은 소통 등이 웃음 요소로 등장한다. 닝하오 감독은 ‘영화의 황제’를 통해 침체기를 겪고 있는 홍콩과 중국 영화 산업 간의 미묘한 경계, 자본이 잠식한 영화 산업에 대한 갈등, 진정성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닌 시대에 대한 성찰 등을 웃음 안에 날카롭게 담아냈다. 유덕화가 연기하는 톱스타 역시 볼거리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 부문에선 손현록 감독의 ‘그 여름날의 거짓말’, 일본 감독 모리 다츠야의 ‘1923년 9월’ 등을 주목할 만하다. 뉴 커런츠는 아시아 신예 감독들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을 대상으로 한 부문. 손현록 감독은 첫 장편 연출작인 ‘그 여름날의 거짓말’에서 반성문이 영화로 펼쳐지는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모리 다츠야 감독의 ‘1923년 9월’은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이 퍼지며 발생한 비극을 들여다봤다. 99년이 지난 이후 관동대지진의 비극을 다시 되짚어 보며 망각을 경계하게 한다. 모리 다츠야 감독은 ‘에이’로 1998년 베를린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유명한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1923년 9월’은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 연출작이다.

두, 세편 이상의 영화를 연출한 아시아 중견 감독들에게 수여하는 지석상 부문에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인도네시아영화의 르네상스’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가스퍼의 24시간’, 국가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의 현재를 무대로 시민들이 무능하고 부패한 국가 권력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파라다이스’ 등 10편이 경합을 펼친다. 한국 영화 후보는 이상철 감독의 ‘그녀에게’와 안선경 감독의 ‘이 영화의 끝에서’ 등이다.

부산=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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