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빼버렸다…'주가 5분의 1 토막' 엔씨, 변화경영위 승부수 [팩플]
박민제 2023. 10. 10. 05:01
부진에 빠진 엔씨소프트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변화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 최고경영진 6명이 참여한 이 위원회에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김택진 대표는 빠졌다. TJ(김 대표 별칭) 없는 의사결정 조직의 목표는 ‘변화의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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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협의의사 결정체인 변화경영위원회를 지난 5일부터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위원회는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 김택헌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김성룡 최고정보책임자(CIO),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 경영진 업무를 조율하는 이재준 씨오에스(CoS·Chief of Staff) 등 C레벨 임원과 최문영 수석개발책임자(PDMO)까지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구 COO가 맡았다. 2021년 엔씨에 합류한 홍 CFO를 제외하면 평균 근속기간 15년이 넘을 정도로 엔씨에서 잔뼈가 굵은 ‘엔씨맨’들이다. 회사 관계자는 “위원회는 엔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를 정하고, 신속하고 과감한 실행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슨 일이야
엔씨소프트는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협의의사 결정체인 변화경영위원회를 지난 5일부터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위원회는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 김택헌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김성룡 최고정보책임자(CIO),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 경영진 업무를 조율하는 이재준 씨오에스(CoS·Chief of Staff) 등 C레벨 임원과 최문영 수석개발책임자(PDMO)까지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구 COO가 맡았다. 2021년 엔씨에 합류한 홍 CFO를 제외하면 평균 근속기간 15년이 넘을 정도로 엔씨에서 잔뼈가 굵은 ‘엔씨맨’들이다. 회사 관계자는 “위원회는 엔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를 정하고, 신속하고 과감한 실행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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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중요해
정보기술(IT) 업계에선 ‘김택진 대표가 빠진’ 위원회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97년 창업 후 지금까지 경영과 게임을 총괄하고 있다. CEO 뿐만 아니라, 최고창의력책임자(CCO)로 게임 개발도 이끈다.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IT 창업자 대부분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해외투자나 이사회 중심으로 활동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런 그가 이번 위원회에 빠진 데 대해 국내 게임사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위원장을 맡았다면 ‘기존과 뭐가 다르냐’는 소릴 들었을 것”이라며 “현재 엔씨가 절박하게 변화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란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엔씨는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분기 엔씨소프트는 매출 4402억원, 영업이익 3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71% 줄었다. 주가는 나날이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2021년 2월 104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21만 4000원으로 5분의 1토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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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리니지 천하
실적·주가 동시 부진의 근본 원인은 신작의 부진이다. 엔씨는 대표 지식재산(IP)인 리니지를 PC에서 모바일로 옮겨 오면서 2010년대 후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냈다. 2017년 출시한 리니지M은 구글 매출 기준 5위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고, 누적 매출도 5조원에 달한다. 후속작 리니지2M(2019년), 리니지W(2021년)도 흥행에 성공했다. 세간에선 리니지를 ‘천상계’로 칭하며 매출 순위 최상단에 고정된 만큼 리니지를 빼고 순위를 매겨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젠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 리니지를 모방한 게임들이 ‘리니지 라이크(like·같은)’라 불릴 정도로 많아졌다. 여전히 리니지 시리즈는 매출 최상위권이지만 규모가 제한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을 여럿이 나눠 먹는 통에 리니지의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 반감도 커졌다. 그런 상황에서 내놓은 엔씨의 다른 대작들(트릭스터M, 블레이드 앤 소울 2)은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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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뭘 바꾸려 하나
변화경영위원회의 핵심 아젠다는 크게 3가지다. 최우선으로 조직 및 의사결정 체계를 정비한다. 주 52시간제와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크런치 모드’(신작 출시 앞두고 업무량이 늘어나는 시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달라진 환경에 맞게 조직을 최적화하겠다는 것. 비용 절감도 추진한다. 광고선전비는 이미 2022년 상반기 997억원에서 올 상반기 159억원으로 84.1%가량 줄였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성장을 위한 역량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는다. 회사 관계자는 “게임 개발에 중요한 건 속도와 완성도”라며 “신작을 보다 빨리, 지연되지 않게 나올 수 있는 구조로 조직을 최적화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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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직원들
회사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조직 개편과 비용 절감이라는 과제가 공개되자,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지난 5일 위원회 발족 공지 이후 평상시 대비 하루 노조 가입자가 7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회사 측은 “변화경영위원회는 직원들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 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위원회의 주요 업무 경과와 결정 사항들을 직원들에게 안내하고 공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송가람 엔씨소프트 노조 지회장은 “구조조정은 없다지만 다른 인력감축 방안이 있을 수 있어 직원들이 동요하는 것”이라며 “고용불안 상황이 생기지 않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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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안팎에선 엔씨소프트의 혁신안이 넥슨의 전례를 따를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슨은 2019년 고(故) 김정주 창업자가 회사 매각 방침을 밝힌 이후 큰 어려움을 겪었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스테디셀러 게임은 계속 잘 나갔지만 다음을 이끌 신작이 없었다. 이듬해 매각 시도가 무산된 이후, 넥슨은 여러 사내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경쟁력 없는 게임은 과감하게 중단하고 잘될 게임엔 개발자를 몰아주는 선택과 집중, 일명 ‘빅 앤 리틀’(big & little) 전략을 썼다. 또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게임은 소규모지만 전권을 주고 빠르게 게임을 출시할 수 있게 했다. 이후 던전앤파이터모바일·프라시아 전기 등 대작과, 데이브 더 다이버처럼 크게 성공한 소규모 게임들이 나오면서 제2의 전성기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흥행 산업인 게임은 부침이 심하기 마련”이라며 “위기는 언제나 오지만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앞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넥슨의 와신상담, 엔씨는?
업계 안팎에선 엔씨소프트의 혁신안이 넥슨의 전례를 따를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슨은 2019년 고(故) 김정주 창업자가 회사 매각 방침을 밝힌 이후 큰 어려움을 겪었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스테디셀러 게임은 계속 잘 나갔지만 다음을 이끌 신작이 없었다. 이듬해 매각 시도가 무산된 이후, 넥슨은 여러 사내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경쟁력 없는 게임은 과감하게 중단하고 잘될 게임엔 개발자를 몰아주는 선택과 집중, 일명 ‘빅 앤 리틀’(big & little) 전략을 썼다. 또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게임은 소규모지만 전권을 주고 빠르게 게임을 출시할 수 있게 했다. 이후 던전앤파이터모바일·프라시아 전기 등 대작과, 데이브 더 다이버처럼 크게 성공한 소규모 게임들이 나오면서 제2의 전성기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흥행 산업인 게임은 부침이 심하기 마련”이라며 “위기는 언제나 오지만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앞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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