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카삼 로켓

고승욱 2023. 10. 10.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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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걸프전은 미사일 발사로 시작했다.

미 해군은 사막의 폭풍 작전 첫날 핵추진잠수함과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288발을 발사해 이라크를 정밀 타격하고 기선을 잡았다.

대부분 미사일은 값이 비싸다.

크루즈미사일은 대당 20억~30억원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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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욱 논설위원


1991년 걸프전은 미사일 발사로 시작했다. 미 해군은 사막의 폭풍 작전 첫날 핵추진잠수함과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288발을 발사해 이라크를 정밀 타격하고 기선을 잡았다. 이후 토마호크는 전쟁의 신호탄으로 불렸다. 2011년 리비아 공습 첫날 120여발이 발사됐고,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서도 초기 제압용으로 쓰였다. 최대 사정거리가 2500㎞인 토마호크는 대당 150만 달러(약 20억원)에 달하는 비싼 무기지만 적의 공군력이 건재하고, 해상 방어망이 촘촘할 때는 다른 어떤 무기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미사일은 값이 비싸다. 크루즈미사일은 대당 20억~30억원이 기본이다. 공격 헬기에 장착해 적의 전차를 파괴하는데 사용하는 헬파이어 미사일은 한발에 1억5000만원이 넘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대전차용 재블린 미사일도 2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로켓에 폭탄만 실어 대충 날리면 불과 800달러에 만들 수도 있다. 유도장치가 없으니 미사일은 아니지만 상대에 주는 피해는 수십억원짜리 미사일과 다를 게 없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사용한 카삼 로켓이 바로 그렇다.

자살폭탄 테러로 악명을 떨친 하마스는 2006년 가자 지구 선거에서 승리한 뒤 이스라엘 공격을 위한 로켓 개발에 주력했다. 물자가 턱없이 부족하기에 설탕과 비료에서 추출한 추진체에 탄두를 얹어 무작정 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정거리가 3㎞에 불과했고, 불발탄이 많았다. 그런데 자꾸 쏘다보니 노하우가 생겼다. 카삼3에 이르자 사정거리는 10㎞로 늘었고, 폭발력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낮은 명중률이 더 큰 문제였다. 하마스는 점점 기술을 발전시켜 이번 공격에 사용한 그라드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20㎞가 넘는다. 이를 막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은 미사일 한발 가격이 최소 2000만원, 최대 1억원이다. 신의 뜻을 따른다며 민간인을 향해 죄의식도 없이 무작정 퍼붓는 로켓 공격.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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