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우울증 처방 작년 74만명… 5년째 가파른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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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의 한 노후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A씨(84)는 주로 집안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901만8000명 중 약 8.2%가 우울증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우울증은 이미 노년의 주요 질병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항우울제 처방 횟수 증가에 대해 "노인 인구가 증가했고 항우울제 처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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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주요 질병으로 자리잡아
노인 자살률 OECD 최고 수준
초기 치료받도록 주변서 관심을
서울 관악구의 한 노후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A씨(84)는 주로 집안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 가족과는 7년째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A씨는 폐쇄성 폐 질환이 있어 작은 움직임으로도 호흡이 가빠지기 때문에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는 “건물에 승강기가 없어서 4층짜리 계단을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사회복지사가 1주일에 한 번 집에 방문할 때 가져다주는 반찬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화를 나눌 사람이 거의 없는 A씨는 잠들기 전 늘 슬픈 생각에 사로잡혔고,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그는 “자기 전 매일 눈물이 나 한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며 “이후 사회복지사의 권유로 동네 병원에서 우울증약을 처방받고 있다”고 했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받은 ‘2018~2022년 65세 이상 약품 처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중 항우울제 계열인 SSRI(플루옥세틴 파록세틴 설트랄린 에스시탈로프람)와 SNRI(벤라팍신 둘록세틴 데스벤라팍신)를 처방받은 인원(중복 포함)이 74만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901만8000명 중 약 8.2%가 우울증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우울증은 이미 노년의 주요 질병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항우울제 처방은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SSRI와 SNRI 처방인원은 2018년 54만명에서 2019년 59만4000명, 2020년 64만2000명, 2021년 69만5000명으로 늘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항우울제 처방 횟수 증가에 대해 “노인 인구가 증가했고 항우울제 처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SSRI와 SNRI 외에 TCA도 항우울제로 널리 사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항우울제를 처방받은 노인 인구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울증이 악화하면 극단적 시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실제 국내 노인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2019년 기준 노인 인구 10만명당 자살률 46.6명을 기록했다.
이병철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노인은 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 수 있는데 스스로 우울하다고 느껴지면 병원을 적극적으로 방문해야 한다”며 “가족 등 주변 지인들도 노인이 우울증을 초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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