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문장
2023. 10. 10. 00:29
지금도 어머니의 종아리 감촉은 생생하게 내 손끝에 그대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스킨십의 놀라운 효과인 것이다. (중략)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돌아가신 지 오래되어 내게 과연 어머니가 있었던가, 아버지가 있었던가, 과거의 추억도 알리바이가 성립되지 않은 미해결의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지만 그러나 부모님의 다리를 주무르고 두드리던 기억만은 현행범처럼 또렷하게 떠오르고 있다.
소설가 최인호(1945~2013)의 별세 10주기를 맞아 재출간된 산문집 『최인호의 인생 꽃밭』(2007년 초판 제목 『꽃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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