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행 위키트리, 코인 받으려 ‘여혐 기사’ 다수 게시

채윤태 2023. 10. 1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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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트리가 스팀잇에 올린 게시글 상당수는 자극적인 제목이 달린 여성혐오 기사였다.

또 위키트리는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수사기관에 출석한 폭행 피해자의 사진을 게시하고, 인상착의를 묘사하는 등의 2차 가해성 기사를 작성하고, '스팀/스팀달러의 상승세 도대체 어디까지!'나 '스팀이 3년 안에 비트코인을 대체할 수 있는 25가지 이유' 등 스팀잇의 보상으로 받는 스팀·스팀달러를 홍보하는 글을 다수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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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인사청문회]‘보팅봇’에 코인 보내 투표수 어뷰징하기도
“위키트리, 커뮤니티 생태계 붕괴에 일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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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창업해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인터넷 매체 ‘위키트리’가 가상화폐를 보상으로 받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성혐오’ 기사를 대거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성폭력 정책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가 운영하는 미디어 회사가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등의 기사를 생산한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가상화폐 수익까지 얻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겨레가 블록체인 기반 에스앤에스인 ‘스팀잇(steemit)’을 확인해 보니, 위키트리는 2018년 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스팀잇에 게시물 746건을 올렸다. 이 글들은 위키트리가 자사 사이트에 올린 기사와 같은 것으로, 커뮤니티나 에스앤에스에 업로드된 글을 그대로 베끼거나, 다른 언론사 기사를 가공한 연예 기사 등이 대부분이었다. 스팀잇은 게시글에 업보트(upvote·페이스북의 ‘좋아요’와 유사) 수가 많을수록 가상화폐(스팀, 스팀달러 등)를 보상으로 받는 서비스다.

위키트리가 스팀잇에 올린 게시글 상당수는 자극적인 제목이 달린 여성혐오 기사였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와 첫 경험 직후 남친이 동기 단톡방에 한 말’같은 성희롱과 2차 가해를 유발하는 제목이 달거나, ‘“반바지 너무 짧다” 교수 지적에 발표 중 옷을 벗어던진 한국계 대학생’같은 불필요한 성적 상상력을 유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위키트리는 한 여성연예인이 유튜브의 다이어트 영상에 출연한 사실을 두고선 ‘임신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살이 찐 ○○의 생활 습관’이라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또 위키트리는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수사기관에 출석한 폭행 피해자의 사진을 게시하고, 인상착의를 묘사하는 등의 2차 가해성 기사를 작성하고, ‘스팀/스팀달러의 상승세 도대체 어디까지!’나 ‘스팀이 3년 안에 비트코인을 대체할 수 있는 25가지 이유’ 등 스팀잇의 보상으로 받는 스팀·스팀달러를 홍보하는 글을 다수 쓰기도 했다.

위키트리가 2018∼2019년 스팀잇에 올린 게시물들.

위키트리는 이런 방식으로 스팀잇에서 가상화폐를 보상으로 받아, 현재 1만 5737.6스팀(STEEM), 251.280스팀달러 등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팀이 하드포크(기존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별도의 가상화폐로 분리)된 또 다른 가상화폐인 ‘하이브(HIVE)’도 1만5484.066하이브 갖고 있다. 김 후보자는 위키트리가 스팀잇과 업무협약을 맺고 기사를 제공하는 대가로 코인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지난 5일 인사청문회에서 "저희 회사(위키트리)는 스팀잇 코인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가상화폐를 더 많이 받기 위해 위키트리가 일종의 ‘어뷰징’ 방식을 쓴 것도 확인됐다. 위키트리의 스팀 코인 거래 내역을 보면, 위키트리는 게시물에 투표를 해주는 ‘보팅봇’에게 여러차례에 걸쳐 스팀 코인을 보냈다. 이는 가상화폐를 지불해 그 대가로 투표수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방식이다. 한 가상화폐 업계 전문가는 “위키트리와 같이 보팅봇을 이용해 투표를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많은 이용자가 스팀잇을 떠났다”며 “위키트리도 스팀잇 커뮤니티 생태계를 무너뜨린 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위키트리가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로부터 2017년 이후 정정보도·손해배상 조정신청을 모두 62건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신청사유는 “사실과 다르다” “사실이 아니다” “허위보도” 등이었다. 또 위키트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언중위 시정권고를 98건 받아 4년 동안 시정권고를 받은 상위 10개 언론사에도 매년 포함되기도 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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