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강진, 맨손 구조작업…세계 각국은 지원 무관심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의 지진 사망자가 2400명을 넘어섰다.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민들은 잔해 밑에 깔린 생존자들을 꺼내기 위해 맨손으로 흙과 돌을 파헤치고 있다.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은 아프간 재난부를 인용해 전날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445명이며 부상자는 2000명이라고 전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7일 오전 11시11분쯤 아프간 북서부에서 발생했다. 진앙은 헤라트주 주도 헤라트 북서쪽 35㎞ 지점이고, 지진 발생 깊이는 14㎞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현재까지 규모 4.3에서 6.2 사이의 여진이 여덟 차례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프간 국영 바흐타르 통신은 아프가니스탄 적신월사를 인용해 헤라트주 진다 얀과 고리안 지역의 12개 마을(190만 명 거주)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지진이 지난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치명적이었다고 전했다. 아프간은 유라시아 지각판과 인도 지각판이 교차하는 지역으로 힌두쿠시 산맥을 중심으로 지진 발생이 잦다.
아프간은 오랜 내전으로 기반 시설과 사회 체제가 열악해 지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아프간은 2021년 8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해외 원조가 중단되면서 수년간 식량난이 지속되고 있다. 당시 미국과 동맹국들은 보유 중인 아프간 외화보유액 약 70억 달러(약 9조4400억원)를 동결하고 자금 지원을 중단했고, 여성을 억압하는 탈레반에 반대해 국제 구호단체들도 지난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지진 발생 이후 이틀이 지났음에도 구호품을 싣고 날아온 비행기는 전무했다. 지난 2월 튀르키예·시리아에 강진 발생 직후 70여개 국이 구조대를 파견하거나 구호품 지원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아프간 지원을 밝힌 나라는 중국·파키스탄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제구조위원회(IRC)는 구조 장비 부족으로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상자들도 열악한 의료 인프라 때문에 목숨이 위태롭고, 생존자들도 음식·피난처·식수 등이 부족해 위험에 처해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진 피해자에 대한 조속한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국 외교부는 9일 대변인 성명에서 “지진으로 인한 수많은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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