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중 관계 개선할 이유 1000가지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일행을 만나 미·중 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했다. 다음 달 15~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커졌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 푸젠팅(福建廳)에서 미 상원 대표단을 만나 “중·미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며 “중·미가 어떻게 공존하느냐가 인류의 앞길과 운명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경쟁과 대항은 시대의 조류에 부합하지 않으며, 더욱이 자국 문제와 세계가 직면한 도전을 해결할 수 없다”며 “‘투키디데스 함정’은 필연이 아니며, 광활한 지구는 중·미 각자의 발전, 공동 번영을 완전히 수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신흥국의 부상을 우려한 패권국이 패권 유지를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는 이론이다.
시 주석은 미·중 경제의 공동 번영을 강조했다. “중·미 공동 이익은 갈등보다 훨씬 크며, 각자가 거두는 성공은 기회이지 도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모두 발언에서 “중·미 관계를 개선할 이유는 1000가지가 있지만 망칠 이유는 한 가지도 없다고 여러 대통령에게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슈머 의원은 중국이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비난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슈머 의원은 “당신과 중국인이 이스라엘 국민과 함께 비겁하고 사악한 공격을 비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중국 외교부가 성명에서 이스라엘 국민에게 동정과 지원을 밝히지 않은 데 실망했다고 시 주석에게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중국은 슈머 의원의 이스라엘 발언은 전하지 않았다. 대신 슈머 의원이 “미국은 중국과 충돌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과 디커플링도 원하지 않고, 중국과 개방적이고 솔직하며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를 책임감 있게 통제하며 미·중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접견은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일행의 좌석을 아래에 배치한 ‘황제 의전’과 달리 대등한 맞대면 회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또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 등을 접견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시 주석이 슈머 의원 일행과 만난 것은 다음 달 APEC 회담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베이징 외교가는 분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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