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성군, TK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 갈등 증폭

백경서 2023. 10. 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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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 비안면 이주지역대책위원회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편입 지역주민 150여 명이 경북도청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의성군]

2030년 건설되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를 두고 대구시와 경북 의성군이 대립하면서 신공항 건설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9일 경북도·대구시에 따르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하 신공항) 건설 사업은 대구 동구에 위치한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동시에 옮기는 게 핵심 내용이다. 대구 군위군 소보면과 경북 의성군 비안면 두 행정구역에 걸쳐 만든다. 신공항 건설 전 대구시와 경북도 등은 2020년 6·8월 공동합의문을 통해 의성군에는 ‘항공물류·항공정비산업단지’를, 군위군에는 ‘민간공항 터미널’을 짓기로 했다.

이후 지난 8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신공항 내 민간공항 관련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화물터미널은 여객터미널이 있는 군위군에 배치하는 것으로 나왔다. 물류단지는 화물터미널에서 약 4㎞ 떨어진 의성 비안면과 봉양면에 걸쳐 배치됐다. 전용도로를 타고 자동차로 가면 5~10분 걸린다.

화물터미널은 비행기에 화물을 싣거나 내리는 곳으로 단기적으로 화물을 보관하면서 통관과 검역도 수행한다. 화물터미널이 들어서면 항공사·운송사 등 기업이 입주한다. 반면 물류단지는 전국으로 실어나를 비행기 화물을 보관한다. 또 일부 화물은 가공·제조·조립한다.

의성 군민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항공물류’가 포함된 합의문에 따라 화물터미널은 의성군에 배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성군통합신공항이전지원위원회는 수차례 집회를 열어 “화물터미널 등 좋은 것은 다 뺏기고 소음만 남는 신공항만 오는 것은 반대한다”고 나섰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급기야 의성군은 “항공물류단지 핵심은 화물터미널이다. 화물터미널이 오지 않으면 신공항도 없다”고 선언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지난달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천공항 물류 담당 간부에게 물어보니,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은 인접해야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고 썼다.

대구시는 합의문을 다르게 해석했다. 우선 군위에 짓기로 한 ‘민간공항 터미널’은 여객터미널에 화물터미널을 포함한 개념이며, 관계법상으로도 여객과 화물터미널은 같은 공항시설에 해당한다는 게 대구시 판단이다. 또 활주로 위치는 군공항을 중심으로 정하는 데다 여객터미널을 화물터미널과 따로 떼어 놓으면 인건비와 운영비가 추가로 들 수밖에 없게 된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4일 간부회의에서 “국책사업 추진에 최적의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절대로 떼법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경북·의성군과 협의는 이달 중으로 완료해야 한다. 무산되면 의성군수가 이미 선언한 유치포기서를 받아서라도 신속히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신공항 건설로 발생하는 이주민 주거 대책을 발표하며 의성 달래기에도 나섰다. 대구시는 이주민 가구 자녀 가운데 최소 1명에게 신공항 산업 관련 우수 기업에 채용을 알선해줄 방침이다. 특별지원금 3000만원도 준다. 다만 대구시는 “진행이 잘되고 있는 군위부터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현 상황은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역 숙원 사업이었고, 그간 합의를 통해 어렵게 이끌어온 사업인 만큼 원만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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