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사는 꼴”…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실효성 논란 [재계 TALK TALK]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10. 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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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외신 인터뷰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해 100% 올인하고 있다”며 어떤 출혈도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단순 구호가 아니었다. 최근 항공업계를 중심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해 EU 집행위원회에 수정안을 제출할 예정인데,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 방안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항공업계는 “간판만 사들이겠다는 꼴”이라고 입을 모은다. 합병 초기 언급했던 ‘메가 캐리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등의 명분은 사라지고, 합병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지만 남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대한항공 입장에선 손해 없는 장사”라고 덧붙인다. 합병만 마무리하면 국내 최대 경쟁자가 사라지는 꼴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각국 경쟁당국을 설득하려 슬롯도 내놨는데, 알짜 사업부인 화물 부문까지 매각한다면 경쟁력 자체를 잃게 된다는 우려다. 아시아나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물 부문 누적 매출은 7794억원을 기록했다. 화물기 11대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6인의 선택을 주목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자체가 산업은행과 영향력 아래에 있다 보니 무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모든 이사회 의결에서 ‘반대’가 단 1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9호 (2023.10.11~2023.10.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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