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소득격차 핵심동인 발견"…노벨경제학상에 美 골딘 교수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여성 노동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77) 하버드 대학 교수가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골딘 교수에게 202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선정 이유에 대해 ‘여성의 노동시장 결과와 관련한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골딘은 노동 시장에서 성별 차이의 핵심 동인을 발견했다”라며 "수 세기에 걸친 여성 소득과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포괄적 설명을 사상 처음으로 제공했다”라고 설명했다.
골딘 교수는 194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코넬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1990년 하버드대 경제학과 최초의 여성 종신 교수가 됐다. 2013년에는 전미경제학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여성의 경력과 가정의 역사를 비롯해 경구피임약이 여성의 커리어와 결혼에 미친 영향,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보다 높아진 이유 등을 연구했다.
지난 2021년 국내에 소개된 저서『커리어 그리고 가정(Career and Family)』을 통해 골딘 교수는 “더 많이 일한 사람이 더 많은 소득을 갖는 ‘탐욕스런 일자리’(greedy job) 구조에서 여성은 가족 구성원에 대한 돌봄 책임을, 남성은 경제적 부양을 택하면서 승진‧임금 등에서 남녀 격차가 나타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해마다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여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2009년 엘리노오스토롬, 2019년 에스테르 뒤플로에 이어 세 번째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골딘 교수는 성별 격차 등 여성노동 관련 문제에 대한 경제사학적·사회학적·제도적 의미를 반영해 깊이 있는 분석을 내놨다”라며 “여성 노동력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해당 분야를 본격적으로 다룬 학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도 ”여성의 능력은 남성과 대등하게 평가되고 있지만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 국가에서 여전히 평등하지 못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번 노벨경제학상 수상으로 여성 노동 문제가 전 세계 학계에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다른 5개 부문에 더해 1969년부터 수여되기 시작한 노벨 경제학상의 정식 명칭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학 분야의 스웨덴 중앙은행상’이다. 이날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며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모두 공개됐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이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수상자는 금메달과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5000만원)를 받는다.
하남현‧서지원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朴 절박해서 바꾼 ‘당색=빨강’…유승민 대놓고 파란옷 입었다 [박근혜 회고록 4] | 중앙일보
- "이젠 '초밥왕' 만화가가 내 단골"…日 미쉐린 별 딴 최초 한국인 | 중앙일보
- 文과 조깅하던 盧 한마디에…'청와대 미남불' 110년 비밀 풀렸다 | 중앙일보
- "홍삼 먹어보니" 조민도 삭제 당했다…적발 3배 폭증한 이 광고 | 중앙일보
- 독일 여성, 옷 벗겨진채 하마스에 실려갔다…끔찍했던 음악축제 | 중앙일보
- "택배기사요" 새벽 원룸 초인종 누른 40대, 벽돌 들고 있었다 | 중앙일보
- 한국 오려다 일본 간다…동남아 관광객 막는 ‘K-ETA’ 논란 | 중앙일보
- [단독] 당선무효 선거사범 '먹튀' 230억…19명은 또 출마했다 | 중앙일보
- "끼지마" "미친짓"…이스라엘 지지 글 공유했다 욕먹은 미국 셀럽 | 중앙일보
- 임신·결혼 한꺼번에 알린 그룹 라붐 해인 "19세부터 만난 인연"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