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장비 도입 가능…삼성·하이닉스 "글로벌 공급망 안정 힘쓸 것"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한시 유예서 벗어나
별도 허가, 절차 없이 반도체 장비 도입 가능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 불확실성 해소"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적용하되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은 예외로 두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사업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에 반도체 장비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 규제 적용이 사라진 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 장비 수출을 규제하면서 국내 기업에는 1년간 규제 적용을 유예했지만 사업상 불확실성이 컸던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게 된 데 의미를 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국 정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중국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앞으로 각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유예 연장 결정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환영했다. 또 "앞으로 각국 법규를 성실히 준수하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결정은 통보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VEU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 지정된 품목에 대한 수출을 허용하는 포괄적 허가 방식을 말한다. VEU에 포함되면 별도로 건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돼 수출 통제 적용이 사실상 무기한 유예된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달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가드레일 조항을 확정하면서 중국 내 사업 우려가 한 차례 가신 데 이어 이번에 장비 수출 규제까지 예외로 두게 되면서 안도하는 모습이다. 중국 내 반도체 생산량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다 보니 그간 어려움이 컸다.

중국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공장 전경 모습 / [사진제공=SK하이닉스]

미국은 지난해 10월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 칩(1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내지 14㎚ 이하) ▲18㎚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 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 중국 외 기업에는 1년간 규제를 유예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낸드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을, 충칭엔 후공정 공장을 두고 있다. 다롄에는 인텔 낸드 사업부로부터 인수한 낸드 공장도 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량의 40%를 담당하는 곳이다. 우시 공장과 다롄 공장은 SK하이닉스 D램의 40%를, 낸드의 20%를 생산하고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