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무음으로, 3시간 죽은 척 했다"…하마스 덮친 음악축제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 국민 7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382명이 부상한 가운데,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만 시신 260구가 무더기로 발견되는 등 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이 SNS에 올린 영상을 보면 요란한 전자 음악 소리가 가득 찬 행사장 위로 로켓으로 보이는 하얀 섬광이 하늘을 가르는 모습이 나온다. 이어 음악 소리가 꺼지고 행사 관계자가 "적색경보, 적색경보"라고 급한 목소리로 방송했다.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관객들은 혼란에 빠진 사이 전기마저 차단됐다. 이어 차량 여러 대에서 하마스 무장대원 100여 명이 쏟아져 나와 인파를 향해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하마스 대원들이 행사장 출구 등 곳곳에 매복한 상태라 축제 참가자들이 현장을 벗어나기 쉽지 않았다고 생존자들은 전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한 31세 참가자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차로 도망가려다가 숨진 이들이 많았고 숨진 이들이 탄 차들로 도로가 막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축제가 열린 곳은 사방이 뻥 뚫린 사막이라 총격을 피해 숨을 곳이 거의 없었다. 또 다른 생존자는 CNN에 "덤불 속에 숨어 경찰에 신고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납치돼 도울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한 축제 참가자는 BBC에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바꾸고 3시간 동안 죽은 척하고 바닥에 누워 있었다"면서 "한참 기다린 뒤에 히브리어가 들리면서 이스라엘군이 왔음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음악 축제에선 수십 명의 민간인이 하마스 대원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독일 여성이 나체로 트럭에 실려가거나, 영국인 보안요원의 소식이 끊기는 등 외국인들의 피해도 발생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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