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 교육 중 바위에 깔려 사망한 수강생…강사는 '무죄'

법원 "업무상 과실 아니다"…항소심도 무죄

폐채석장에서 암벽등반 교육을 하던 중 수강생이 사망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등산학교 강사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2021년 3월27일 경기 양주시에 있는 한 폐채석장 인공 암벽에서 등산학교 강습생을 대상으로 한 2인 1조 암벽등반 실습 교육이 진행됐다. 당시 등산학교 대표 강사인 A씨가 이날 현장 교육을 담당했다. 같은 날 오후 강습생인 B씨가 암벽등반 장비인 확보물(클라이밍 캠)을 바위 사이에 집어넣어 몸을 지지하게 하고 발밑에 설치된 줄사다리를 밟고 일어서는 중 확보물을 끼워 넣은 바위가 암벽에서 떨어져 나왔다. 이로 인해 약 2m 아래로 추락한 B씨는 함께 떨어진 바위에 깔려 결국 사망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 사고에 대해 수사기관에서는 교육 장소가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는 경고판이 설치됐을 정도로 위험지역이었고, 봄철 해빙기에 비까지 내려 낙석이나 추락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교육을 강행한 A씨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고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사고가 발생한 인공암벽이 위험 장소라는 주장에 대해 "경고판이나 철조망이 설치돼 있기는 하나 국방부 관리 국유지이고 군부대 훈련장으로도 사용되는 곳이라 출입을 금한다는 취지이지 장소 자체가 위험 지역이라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사고가 발생한 3월이 일반적으로 봄철 해빙기에 속한다고 말할 수는 있으나, 낙석 위험이 큰 기간을 날짜 단위로 명확하게 특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사고 당시 비가 조금 내렸으나 비와 낙석 간의 연관 관계를 찾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등산학교 대표 강사이기는 하지만, 당시 교육은 기관 간의 교류 차원에서 진행돼 요청에 따라 A씨가 강습을 맡았을 뿐이지 그가 주도적으로 해당 강습생들을 모집하고 날짜를 정하지는 않은 점 또한 무죄 이유가 됐다.

이에 검찰은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 결과도 1심과 마찬가지로 A씨의 무죄였다.

의정부지법 제1형사부(심준보 부장판사)는 "원심에서 상세하게 판단한 사정들을 살펴보면 무죄 판결이 수긍이 가고, 검사가 주장한 사실오인 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 선고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