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펑크', 전기료 인상, 양평고속道 논란…국감 시즌 막 올랐다
정부에 대한 건전한 감시와 비판이 될까, 여·야 정쟁의 연장전에 그칠까. 10일부터 27일까지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열린다.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은 “국회의 기능 중 입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국정감사”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여야 정쟁이 극심한 만큼 국감 이슈와 관련해서도 사사건건 여야 주장이 엇갈린다. 국감장이 ‘정쟁 2라운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라 살림을 다루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20일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59조원 규모 ‘세수 펑크’의 원인과 대책을 가리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야당은 세수 결손을 외국환평형기금을 비롯한 여유 기금으로 메우는 기재부 대책을 추궁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압박할 예정이다. 여당은 400조원 이상 국가부채를 쌓은 전 정권의 무능론을 부각하며 건전 재정을 주문할 예정이다.
기재위 국감은 내년도 예산안의 연말 국회 심사를 앞둔 ‘전초전’ 성격도 있다. 야당은 “내년 예산의 총지출 증가율(2.8%)을 6% 이상으로 올리지 않으면 (예산안을) 정상적으로 심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2일 통계청 국감에선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 조작 논란과 관련해 조직적인 개입 여부에 관한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를 시작으로 19일 한국전력공사, 24일 한국가스공사 등 국감을 진행하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는 ‘원자력 발전(원전)’이 뜨거운 감자다. 야당은 윤석열 정부의 원전 신설 추진 계획에 대해 방사성폐기물특별법과 연계해 견제할 예정이다. 여당은 한전의 부실을 가져온 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의 실패를 부각할 계획이다. 특히 10월로 다가온 4분기 전기요금 인상 건에 대한 공방이 예상된다. 수출 감소에 따른 정부 대응도 주요 이슈다.
원희룡 장관이 10일 국토교통부 국감에 나설 국토교통위원회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아파트 부실시공 문제가 여야 관심사다. 특히 양평 고속도로 의혹은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주요 쟁점이다.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대안 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등을 중심으로 난타전이 예상된다.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과 관련해선 GS건설 최고경영자(CEO)를 국감장에 소환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2일 해양수산부 국감이 하이라이트다. 일본이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2차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주무 부처인 해수부의 대응이 적절하냐가 논란거리다. 오염수 방류를 ‘해양 투기’라며 반대하는 야당은 수산물 검역 체계에 대한 우려를 중심으로 질의할 예정이다. 올해 8월까지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수산물의 35%가 일본산으로 나타나는 등 자료에 근거해서다. 정부·여당은 오염수 방류가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근거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을 이끄는 고용노동부가 주목받는다. 12일 고용부 국감에선 최근 벽에 부딪힌 일명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제도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진다. 야당은 ‘공짜 야근’의 부작용을 들어 근로시간 개편을 무력화하는 데 화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부·여당은 제도 오남용을 지도·감독하는 식으로 근로시간 개편의 당위성을 주장할 예정이다. 실업급여 개편과 관련해서도 야당은 취약층 보호 약화를 우려하지만, 당정은 실업급여 하한액을 조정 내지 폐지해야 한다는 등 입장이 엇갈린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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