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제품, 메타버스, 홈쇼핑… IT기업이냐고? 중후장대입니다

황민혁 2023. 10. 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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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영업에 주력해온 중후장대 기업이 '디지털 영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잠재 고객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동시에 비대면 거래가 확대하는 흐름에 발을 맞추는 것이다.

메타버스 기술로 고객 응대 플랫폼(e-Sales)을 전면 개선하고, 포스코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쇼룸'을 만드는 게 1차 계획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 측은 "TV홈쇼핑이라는 친숙한 형태로 고객에게 건설기계를 선보이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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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티이미지뱅크

대면 영업에 주력해온 중후장대 기업이 ‘디지털 영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잠재 고객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동시에 비대면 거래가 확대하는 흐름에 발을 맞추는 것이다. 복잡한 제품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메타버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등의 최신 정보기술(IT)도 총동원한다.

SK지오센트릭은 온라인 플랫폼 ‘SK지오플래닛’을 구축했다고 9일 밝혔다. SK지오플래닛은 SK지오센트릭에서 생산·판매하는 화학 제품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해외 고객을 고려해 국문 외에 영문 서비스도 한다. 폴리머 제품의 경우 고객들이 SK지오플래닛에서 온라인 주문까지 넣을 수 있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향후 고부가 제품인 아크릴산, 아이오노머, 페플라스틱 재활용 제품 등으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지오플래닛은 시뮬레이션 기능으로 ‘고객사 맞춤형 제품 설계’도 돕는다. 고객이 컴파운딩(원료물질을 섞어 재료를 생산하는 공정) 배합비율을 입력하면, 생성될 물질의 성질(물성)을 예측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물성에 맞는 ‘추천 레시피’도 제시한다.

기업 간 거래(B2B)가 주력인 중후장대 기업들은 그동안 전통적 영업에 머물렀다. 자체적으로 구축한 영업·유통망을 이용한 대면 마케팅을 중심에 뒀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의 물결이 거세지면서 다양한 고객이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디지털 전시·판매 공간’을 갖출 필요가 생겼다. 이에 화학, 철강, 건설기계 등 기업들은 메타버스, TV홈쇼핑 등으로 마케팅 창구를 넓히는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철강산업과 B2B 영업에 특화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마케팅 메타버스추진TF’를 출범했다. 메타버스 기술로 고객 응대 플랫폼(e-Sales)을 전면 개선하고, 포스코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쇼룸’을 만드는 게 1차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고객사들이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정보를 교류하며, 새로운 사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건설기계 기업인 HD현대인프라코어는 대리점에서 TV홈쇼핑으로 중장비 판매처를 확대했다. 지난 7월 현대홈쇼핑에서 1.7t급 ‘디벨론’ 소형굴착기 신제품(DX17Z-7)을 팔았다. 디벨론은 HD현대인프라코어에서 지난 1월 내놓은 건설장비 브랜드다. 2t에 달하는 굴착기를 TV홈쇼핑에서 판매하기는 국내 최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측은 “TV홈쇼핑이라는 친숙한 형태로 고객에게 건설기계를 선보이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기업이 디지털 영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철강 제품 온라인 판매 전문법인 ‘이스틸포유’(eSteel4), 동국제강의 철강 온라인 플랫폼 ‘스틸샵’(Steelshop), LG화학의 디지털 영업 플랫폼 ‘엘지 켐 온’(LG Chem On) 등이 대표적이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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