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도 못 느꼈는데 日 곳곳 쓰나미 "이상한 일 일어나고 있다"
9일 오전 일본 태평양 연안 곳곳에서 원인이 불분명한 쓰나미(지진해일)가 관측됐다. 오전 내내 내려졌던 쓰나미주의보는 정오쯤 모두 해제됐지만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9일 오전 5시 25분쯤 이즈(伊豆)제도 남쪽 도리시마(鳥島) 근해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즈 제도와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에 쓰나미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어 오전 8시에는 시코쿠(四国) 지역의 고치(高知)현과 수도권 인근인 지바(千葉)현 일대에, 8시 30분에는 규슈(九州) 남쪽 미야자키(宮崎)현과 가고시마(鹿児)현 동부, 다네시마(種子島)·야쿠시마 (屋久島)지방, 아마미(奄美)군도·도카라(トカラ) 열도 등에 최대 1m 높이의 쓰나미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세 시간에 걸쳐 태평양을 면하고 있는 일본 해안 곳곳에서 연속적으로 쓰나미가 발생한 것이다. 기상청은 9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쓰나미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에서는 바다와 강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공휴일(스포츠의 날) 아침부터 전국에 쓰나미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일본 열도는 한때 긴장에 휩싸였다.
오전 중 각 지역에서 발생한 실제 쓰나미 높이는 예상보다 낮은 10∼60㎝가량으로 관측됐다. 이번 쓰나미로 도쿄(東京)만을 오가는 페리가 잠시 운항을 중단했고 항구에 정박해있던 소형배들이 뒤집히기도 했으나 그 이상의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낮 12시 4분 쓰나미주의보를 전면 해제했다.
"쓰나미 발생, 정확한 원인 알 수 없어"
전국적으로 넓은 범위에서 쓰나미가 발생했음에도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쓰나미는 통상 규모 6.5 이상의, 땅 속 얕은 곳에서 일어난 지진에 의해 발생한다. 일본에서는 지난 5일에도 이번과 같은 지점에서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해 이즈 제도 등에 쓰나미주의보가 내려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진도1 이상의 흔들림이 관측되지 않아 기상청은 지진의 규모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전국 해안가에 쓰나미가 몰려온 것은 설명이 어려운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청도 기자회견에서 "지진과 같은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사실이지만, 화산 분화 때문인지 해저의 지각 변동에 따른 것인지 등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사타케 겐지(佐竹健治) 교수는 NHK와 마이니치신문 등에 "통상의 지진과 달리 조금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지하 마그마의 이동으로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났거나 미끄러짐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다른 곳에서도 쓰나미가 관측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요청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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