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두고 수능 준비한다?…고교 자퇴생 3년 연속 증가
최근 3년새 고교 자퇴생 수가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입 정시모집이 확대되면서 자퇴 후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고교 자퇴생(학업중단) 수는 2만3440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2만4068명이던 자퇴생 수는 2020년 코로나19 유행으로 원격 수업이 진행되면서 1만5163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1년 1만9467명, 2022년 2만3440명으로 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 통계 분석에서도 고교 학업중단 비율은 2019년 1.7%에서 2020년 1.1%로 줄었다가 2021년 1.5%, 2022년 1.9%로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4년간 자퇴생의 절반 이상은 1학년(51.5%)이었다. 2학년은 39.6%, 3학년은 8.9%다. 학교 유형별로는 일반고, 자사고, 특목고, 특성화고 등 모든 유형에서 자퇴생이 늘고 있는데, 특히 특목고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최근 자퇴생이 늘어난 원인은 코로나19 이후 등교 수업이 확대되면서 학교 부적응 학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교육계에서는 전체 학생 수가 줄고 있는데도 자퇴생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대입 정시모집 확대를 꼽고 있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정부는 주요 대학들의 정시모집 비중을 늘리도록 했고, 2023학년도 입시부터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16개 대학의 정시모집 비중을 40% 이상으로 늘렸다.
정시모집이 늘면서 일부 학생들은 고교 1학년 내신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자퇴한 뒤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일찌감치 수능을 준비하기도 했다. 검정고시에 빠르게 합격할 경우, 고교 2학년 나이부터 수능에 응시할 수도 있다.
학생 수가 줄면서 수능 응시자는 매년 줄고 있지만, 최근 검정고시 출신 응시자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검정고시생 응시자 수는 2022학년도 수능에서 1만4277명, 2023학년도 1만5488명, 2024학년도 1만8200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합격자 중 검정고시 출신 비율이 2019년 0.7%에서 2023년 1.3%로 늘었다.
강득구 의원은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이 학교 수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대면 수업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향도 있다"며 "공교육 정상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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