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 우리 먼저 왔다" 보호자 1시간 폭언에 응급실 마비
강원도의 한 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의 보호자가 나중에 온 심정지 상태의 환자를 먼저 돌봤다는 이유로 1시간 넘게 폭언을 쏟아냈다. 의료진은 이 여성을 고소했다.
지난 8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1일 오후 사우나에서 쓰러진 남성이 강원도의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남성에 대한 초진을 끝낸 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등을 권했다.
이후 이 응급실에는 심정지 상태인 응급 환자가 실려왔고, 의료진들은 이 환자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자 앞서 응급실을 찾은 남성의 보호자로 온 여성이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 여성은 의료진에게 "(남성이) 갑자기 쓰러져서 구급차 타고 왔더니 당신들 15분 동안 (환자) 방치하나"라며 괴성을 질렀다. 의료진이 위급한 순으로 진료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지만, 여성은 막무가내였다.
의료진은 결국 112에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여성은 막말을 멈추지 않았다. 여성은 "말조심하라. 어쩜 의사가 보호자한테 한 마디도 안 지나"라며 삿대질도 했다.
여성의 항의가 1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응급실 진료는 마비됐고, 다른 환자들은 꼼짝없이 대기해야만 했다. 정작 남성 환자는 정밀 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측은 보호자를 고소했다. 이번 일을 겪은 이 병원 응급의학과 의사는 채널A에 "(대부분) 불평 정도로만 끝나는데 이렇게 심한 적은 인생에서 처음이었다"고 토로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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