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10월 새 얼굴 '0'…클린스만 감독 "지금은 연속성 중요…물론 대표팀 문은 열려있다"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월 A매치에서 새 얼굴을 발탁하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9일 대표팀 소집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의 10월 A매치 미디어 간담회가 진행됐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9일 오후부터 파주 국가대표축구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을 상대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안현범, 이순민 등을 발탁했던 이전 소집들과 달리 네 번째 소집에서 익숙한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9월 유럽 원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강인, 정우영, 김진수, 김태환이 합류했지만, 네 선수 모두 복귀 자원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이 다가온 시점에서 '지속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메이저 대회에 가까워질수록 지속성과 연속성이 중요하다. 6월에는 여러 선수들을 점검했지만, 이제 어떻게 지속적으로 연속적으로 팀을 꾸리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번 소집에선 그 점을 많이 생각했다. 모든 선수들이 같은 생각, 우승하겠다는 믿음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팀의 리더들,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황인범 선수 등을 중심으로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분위기를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아직 대표팀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아시안컵에서 뼈대가 될 선수들을 정해놓고 추가 전력들을 고민 중이라는 클린스만 감독은 "물론 여전히 대표팀 문은 열려있다. 아직 소집되지 않은 선수들,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 미디어 간담회
- 인사
아침부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온라인으로 보고 계신 분들에게도 인사 말씀드리고 싶다. 오늘 A대표팀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모든 A대표팀 스태프들을 대표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스태프들, 특히 선수들에게 고생했고 축하한단 말 전하고 싶다. 큰 업적이다. 축하 인사로 시작하겠다.
-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는 누구였는지
한국에 부임한 이후 연령별 대표팀 경기를 많이 지켜봤다. 아르헨티나로 출국하기 전부터 U20 대표팀 경기를 봤다. U23 아시안컵도 봤고, U24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도 봤다. 황선홍 감독과 선수 차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선수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번에 A대표팀도 소집해야 하는 시점이라, A대표팀 선수들에 중점을 두고 봤다. 부임한지 7개월이 지났는데 소집으로는 네 번째다. 네 번 소집하는 동안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선수들의 실력, 각 팀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선수들의 소속팀엔 어떤 이슈가 있는지 등에 대해 이해도가 생겼다. 대표적으로 한국과 계약하기 전까지는 한국 선수들의 군 문제에 대해 잘 몰랐다. 선수들하고 지내고, 화면을 통해 보면서 선수들에게 압박감, 부담감이 있다는 걸 느꼈다. 좋은 성적을 내서 상당히 기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아시안컵에서도 동기부여를 심어주는데 큰 역할을 할 거 같다. 선수들과 기량과 능력도 파악했다.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최고의 명단을 꾸려서 가야 한다. 이번 대회 성적이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
-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등 해외파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편인데, 로테이션 등 관리 계획이 있다면
해외파 선수들은 피로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차 적응도 해야 한다. 다만 손흥민 선수는 이번 시즌 유럽 대항전에 나서지 않으니까 이전보다 덜 피곤하지 않을까? 대표팀은 항상 특별하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다. 아무나 누릴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한국 팬들, 국민들 앞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기대감이 클 것이다. 90분 뛰고 싶어할 것이다. 코칭스태프가 몸 상태를 점검하고 운동장에서 선수들이 100% 쏟아내기 위해서 훈련량을 조절할 것이지만, 선수들은 분명 90분을 뛰고 싶어할 것이다. 지난 세 차례 소집 동안 명단도 바뀌었고 여러 선수들을 지켜봤다. 이제 우리 포커스는 아시안컵이다. 다음 달부터는 월드컵 예선이라 이번이 마지막 평가전이다. 아시안컵에서 성적을 내려면 어떻게 선수단을 꾸리느냐가 중요하다. 손흥민, 황인범, 황희찬, 이재성 등 해외파 선수들은 장거리 이동에 익숙할 것이다. 내가 선수 때는 대표팀 소집이 휴일 같았다. 즐겁고 행복한 시기였다. 소집된 선수들은 쉬고 싶어하는 선수가 없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다. 물론 스태프가 조절을 할 것이다. 선수들 상태를 면밀히 파악해서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다. 로테이션이나 뺄 계획은 없다.
- 손흥민 선수는 부상 여파가 있어 소속팀에서도 출전 시간을 관리해 주고 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에서의 관리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선수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그다음이 대화다. 선수들과 대화는 물론, 각 소속팀, 감독들과의 대화도 중요하다. 토트넘 입장에선 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가 대표팀에서 건강하게 지내다 복귀하길 바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대표팀에 건강하게 합류해서 좋은 활약을 펼치길 바란다. 각 구단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주요 선수들이 건강하게 시즌을 치러야 한다. 이해 관계까 얽혀있는 구단들끼리 배려가 필요하다.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니는 게 그 때문이다. 선수들 외에도 구단 관계자, 감독들과 대화를 나눈다. 우리 선수들을 어떻게 케어하고 활용할지 소통하기 위해 소속팀과 대표팀이 관계를 쌓아야 한다. 나도 A매치 100경기 이상 뛰었다. 대표팀은 항상 영광스러운 자리다. 손흥민, 김민재 선수가 오랜만에 인천공항에 귀국하면 얼마나 행복하겠다. 하루라도 집에 더 있고 싶고,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것이다. 내 경험 상도 그랬다. 선수들이 합류하면 대화를 통해서 상태를 확인하고 운동량을 조절하면서 경기장에서 100% 쏟아붓게 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
- 정우영이 아시안게임에서 8골을 넣고 합류하는데, 대표팀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까
상당히 칭찬해 주고 싶다. 축하한다. 그러고 보니 이야기가 나오는 선수들,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뮌헨),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다 내 후배들이다(웃음). 연락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 한국 선수들에 대한 칭찬이 많다. 정우영은 작년에 프라이부르크에서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되면서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다. 슈투트가르트 이적 당시에는 이 이적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었는데,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 본인도 그렇고 슈투트가르트도 최근 몇 년 중 최고의 스타트를 했다. 환경 변화가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느꼈다. 정우영은 이적 이후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하다. 시즌 초반 구단에서의 좋은 모습이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졌다. 슈투트가르트가 고향이라 현지 신문을 많이 읽는다. 정우영에 대한 좋은 이야기가 많다. 슈투트가르트 사람들은 정우영 덕분에 한국의 군 문제, 병역 혜택 등에 대해 알게 되기도 했다(웃음). 좋은 흐름이 A대표팀에서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속팀, 대표팀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 3월, 6월 소집 때보다 9월에 더 발전한 면이 있다면, 아시안컵까지 더 발전시켜야 할 점은?
코칭스태프 전원에게 6, 7개월 기간은 빠르게, 많이 배운 시기였다.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 3월에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이 국민들 앞에서 박수받으며 경기할 수 있도록 멤버를 그대로 유지해서 경기했다. 콜롬비아, 우루과이를 상대로 축구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승리하지 못한 것이 아직도 아쉽고 화가 나는 경기였다. 6월에는 새로운 선수들을 실험하려고 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 해외파가 많은 국가는 유럽 리그가 끝난 시기라 선수들의 피로도가 쌓여서 어려운 시기다. 손흥민 선수는 부상 여파가 있었고 김민재는 기초 군사훈련도 있었다. 첫 두 차례 소집에서 세트피스 실점이 많았다. 또 A대표팀 소집 기간 매번 다른 대륙 팀들과 경기하고 있다. 항상 강팀과 만나면 좋겠지만, 각 대륙별로 대륙 대회 예선 등이 겹쳐서 원하는 상대와 매치업할 수 없다. 그 대신 다른 스타일 하는 축구를 하는 팀들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많이 알게 됐다. 튀니지도 강팀이다. 6월 이집트 원정에서 승리했다. 작년에 기린컵에서 일본을 3-0으로 이기기도 했다. 월드컵에선 프랑스를 꺾었다. 튀니지를 엄청난 강팀이라고 포장하려는 건 아니다. 튀니지의 결과가 그렇다. 그만큼 잘 준비해야 한다. 이 소집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중요하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TSG 활동을 할 때 차두리 코치와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는 팀이란 걸 확인했다. 부족한 점을 채우면서 우승에 대한 배고픔을 더 가질 것이다. 우승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믿음을 공유하며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스태프, 선수단뿐 아니라 모두 믿어주시고 힘을 주실 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다. 축구적인 것 외에도 한국 문화, 협회, 한국 미디어, 팬들의 생각 등이 어떻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동안 많이 배웠다. 내가 실수한 부분, 잘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이제 이해가 생겼다. 가장 중요한 건 믿음이다. 스태프, 선수단, 미디어, 팬 여러분이 우리가 스스로 믿는 만큼 믿어주시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난달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출국했다. 잦은 출국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데
여론은 미디어 오피서, 통역 스태프 등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이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대표팀 감독의 역할, 생활 방식이 있다. 한국에선 지금까지 대표팀 감독님들과 다른 점이 있어서 우려가 있는 것 같다. 나는 대표팀 감독은 국제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K리그 감독이었다면 한국에 상주했을 것이다. 어디에 있든 항상 대표팀 감독으로서 일을 하고 있다. 이게 내가 살아온 방식이다. 팀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이를 통해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게 감독의 숙명이다. 어떻게든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할 것이다. 내가 일했던 방식 대로 대표팀을 운영할 것이다. 지난달 A매치가 끝나고 일정이 잡혀있었지만 귀국해서 팀과 이동하는게 긍정적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왔다. K리그를 안 본 것도 아니다. 최근에 귀국해서도 ACL(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K리그 경기를 봤다. 해외에 있을 때도 선수들을 만나는 등 지속적으로 업무를 하면서 코칭스태프와 일을 하고 있다. 업무 방식이 바뀌진 않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대표팀은 국제 경기를 치러야 한다. 특히 메이저 대회는 해외에서 경기를 한다. 클럽팀 감독을 할 때와는 많이 다르다. 국제적으로 상대 국가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경기를 치르는지, 경쟁 국가의 주요 선수들이 어떻게 활약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상대인 튀니지의 경우, 대부분 선수들이 유럽에서 특히 프랑스에서 활약한다. 이렇게 대표팀 감독은 국제적인 시야를 갖고 분석을 하고 준비를 하는 게 맞다. 내가 K리그 감독이었다면 광주, 포항, K리그2의 부산 등을 보면서 어떻게 팀을 꾸릴지 고민할 것이다. 대표팀 감독은 다르다. 어제 FC서울과 전북현대의 경기를 봤고, 옛 친구인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페트레스쿠 감독이 하는 생각, 해야 하는 역할과 나는 다르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해외에 나가는 게 아니라 K리그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보고, 국내에서 상대 팀이 어떻게 준비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대표팀의 상대는 해외에 있다. 주요 선수들이 해외에서 뛴다. 그런 면이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협회 슬로건이 '무빙 포워드'다 계속 발전하고 나아가야 한다. 유럽, 런던에 사무소를 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뛰는 오현규, 양현준, 권혁규나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비롯해 유럽파 선수들을 간편하게 관찰하고 업무를 볼 수 있다.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노트북을 갖고 있는 곳이 곧 내 사무실이다. 미디어 오피서에게 내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다면 항상 공유하라고 말한다. 지난 번에 한 것처럼 영상 회의 등을 통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아시안컵 이후 월드컵은 북중미에서 개최된다. 조금 더 넓은 업무 반경이 생길 것이다. 다시 한번 대표팀 감독의 업무와 프로팀 감독의 업무가 다르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다.
- 아시안컵 선발과 베스트11 구상은 어느 정도 완료됐는지
대회까지 한 3달 정도 남은 것 같다. 코칭스태프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제 네 번째 소집을 앞두고 있는데, 메이저 대회에 가까워질수록 지속성과 연속성이 중요하다. 6월에는 여러 선수들을 점검했지만, 이제 어떻게 지속적으로 연속적으로 팀을 꾸리는지가 중요하다. 뼈대가 되는 8명 정도 선수들이 있다. 이 선수들이 건강하게 같이 할 수 있길 기대해야 한다. 뼈대가 크게 바뀌진 앟을 것이다. 이에 더해 어떤 선수가 선발이 될지, 후반에 나오는 선수가 될지 판단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대표팀 문은 열려있다. 아직 소집되지 않은 선수들,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있다. 정우영 선수도 최근 다시 한번 본인의 실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다.
- 실전에 앞서 마지막으로 새 얼굴을 점검할 시기라고 생각되는데, 기존 선수들로 명단을 구성했다. 소속팀에서 경기력이 떨어져 있는 선수들도 있는데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마지막 평가전이기도 하지만 앞서 말했듯 지속성, 연속성을 가져가야 할 시기라고도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이 번뜩이는 활약을 펼치면 계속 지켜볼 것이다. 대표팀 문은 항상 열려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어떤 분위기를 조성하고 어떻게 팀을 끌고 가냐가 중요하다. 이번 소집에선 그 점을 많이 생각했다. 모든 선수들이 같은 생각, 우승하겠다는 믿음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팀의 리더들,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황인범 선수 등을 중심으로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분위기를 생각해야 할 시기다. 지속적으로 리그를 보면서 파악하겠지만 지금은 연속성도 생각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 미국에서 'ESPN' 패널 활동 등을 하고 있는데, 대표팀에 100% 집중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우려가 많다
우선 한국에도 축구 토크쇼가 있다면 초대해 주셨으면 좋겠다(웃음). 그런 게 결국 관계고, 현대 축구에 대한 공부가 되기도 한다. 그게 내 업은 아니다. 'ESPN' 말고 '스카이 이탈리아', 'BBC' 등에서도 축구 관련 미디어 활동을 한다. 업이라는 생각보다는 편안하게 하는 편이다. 현대 축구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지 나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대표팀 감독은 현대 축구의 변화, 흐름을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국제적인 시각을 갖추기 위한 활동이 될 수 있다. 한국에도 축구 프로그램이 있다면, 언제든지 초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어디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강인 선수와 커피 한잔 하면서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축구는 내게 행복이고 기쁨이다. 패널 활동을 하는 것도 행복하다.
나에 대해 얼마나 깊이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어린이 재단을 6개 운영하고 있고 기타 다른 사회 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오늘 오후에 훈련하는 것? 일이지만 행복이고 기쁨이기도 하다. 삶에서 배움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어 수업도 계속 받고 있다. 언어를 알아야 그 나라의 문화, 역사 등을 배울 수 있다. 패널 활동, 축구 이외 활동을 하는 이유는 많이 배우고 시야를 넓히기 위함이다. 이 간담회에서도 배우고 있다. 앞으로도 내 삶이 이렇게 이어질 수 있다. 집에 가면 주말에 아직도 조기 축구를 한다. 가족들에게 나는 은퇴하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계속해서 내 생활을 이어갈 거다. 사회활동도 계속 할 것이다.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축구를 통해서 행복을 누리고, 또 베풀 수 있는 게 있다면 베풀면서 사는 게 계획이다.
- 아시안컵 우승의 최대 라이벌로 일본이 꼽히는데, 일본의 전력에 대한 생각은?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구도나 흐름을 보면, 미국에 처음 부임했을 때 미국과 멕시코의 분위기와 비슷한 것 같다. 멕시코는 흐름이 좋았고 전력 자체도 좋은 팀이었다. 미국을 당연히 이기는 팀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결국 나중에는 멕시코가 미국을 두려워하고 존중해 주기 시작했다. 상대와 전력 차를 비교하기 가장 좋은 건 직접 맞붙는 것이다. 내 희망 사항은 일본과 1년에 몇 차례씩 경기하고 싶다. 직접 맞붙어 서로 실력을 가늠하고 현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좋은 팀을 상대하는 게 팀이 발전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지더라도 그렇다. 패배할 때 리스크는 당연히 따라오겠지만, 지는 것이 두려워서 약팀만 상대하면 발전하기 쉽지 않다. 미국 감독 때 독일을 세 차례 상대해 두 차례 승리를 거뒀다. 라이벌, 강팀들과 경기하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서 가능한 결과였다. 아시안컵 이후 일년에 두 번 정도와 일본과 맞대결을 펼치면 좋겠다. 그 전에 아시안컵에서 만나고 싶다. 먼저 이겨야 할 경기들이 많지만,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 양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도 라이벌 구도는 바람직한 것 같다. 일본 좋은 팀이고 존중하지만, 우리 팀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결승에서 만나길 희망한다.
- 9월 A매치 때는 이강인 선수가 없었는데, 이번 A매치 기간 활용 계획은?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최대한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할 것이다. 최근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강인의 PSG 이적을 두 가지 시각으로 볼 수 있을 거 같다. 팬 입장에선 너무 행복한 일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유럽 빅클럽에 입단해서 활약하는 건 기분 좋고 행복한 이야기다. 다만 이강인 선수가 PSG에서 아직은 매 경기 선발 출전하는 선수는 아니다. 발렌시아, 마요르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PSG는 또 다른 수준의 팀이다.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출전 시간에 목말라 있을 것이다. 새로운 커리어를 잘 시작하기 위해서 본인의 기량을 선보여야 한다. 대표팀에서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대표팀 내에서 중요한 선수이기도 하다. 최대한 많은 시간 활용할 것이다.
- 최근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이뤄냈지만, 아시안컵에선 60여 년동안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
역사를 디테일하게 알지 못해서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을 비교할 순 없다. 성향 자체가 달라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아시안게임은 이번 대회(U24)를 제외하고는 원래 U23 대표팀이 나서는 대회인데 미래를 준비하느라 더 어린 연령대가 참가한 팀들도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병역 혜택 등이 걸려 있어서 선수들이 느끼는 굶주림이 달랐을 수 있다. 아시안컵은 성인 대표팀 경기다.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경기들이 진행된다. 내년에 아시안컵을 우승하고, 다시 이야기해 보고 싶다.
- K리그 관전, 또 이를 통해 새 얼굴을 발탁하려는 노력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아시안컵 최종 명단이 나왔을 때 비중이 정확히 몇 %라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명단에는 분명히 해외파와 국내파가 공존할 것이다. K리그 경기를 많이 봤다. 차두리 코치는 더 많이 봤다. 내부적으로 아시안컵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월드컵 명단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저 선수는 추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겠다'와 같은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 대표팀이든 대회 사이에는 선수단 변화가 많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이 중요하다. 향후 A대표팀 멤버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연령별 대표팀 감독님드로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게 흥미로울 것이다. 이강인 선수처럼 당장 대표팀에 합류해서 기량을 보여주는 선수가 나올 수 있고, 미래 전력감이 될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논의까지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또 원석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대표팀 시절 조던 모리스란 선수가 있었다. 2014 월드컵에 앞서 대학팀과 경기하는데, 자기 진영에서 공을 뺏어서 수비 라인을 파괴하고 득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도 함께하고 있는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에게 '어떻게 된 거야'라고 말할 정도였다. 월드컵 명단을 제출한 상태여서 대회에는 같이 가지 못했지만,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 발탁했다. 그리고 그 선수가 최대 라이벌전이 멕시코를 상대로 득점을 터뜨렸다. 한국에서도 원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마지막 인사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소통이 중요하다. 나도 이 자리를 통해 많이 배웠다. 나에 대해서도 이해하실 수 있는 시간이 되셨을 거라 생각한다.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최정예 멤버를 꾸릴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면 원동력이 될 것이다. 다 같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그림을 그려보면 좋겠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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