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도적’으로 연 액션 새 장 [D:인터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이하 ‘도적’)는 배우 김남길에게 도전이었다. 그간 다양한 액션을 소화했지만, ‘도적’이 표방하는 웨스턴 무비의 분위기는 그에게도 새로웠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또 액션?’이라는 우려를 뒤로하고 ‘도적’을 선택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김남길은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도적’에서 도적단의 두목 이윤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열혈사제’, ‘아일랜드’ 등 여러 드라마에서 액션 연기를 선보였지만, 그럼에도 ‘도적’만의 신선함이 있다고 믿고 작품을 선택했다. 장총을 휘두르고 말을 타고 달리며 액션을 선보이는 등 웨스턴 무비를 표방하는 ‘도적’의 색다른 시도에 만족했다.
“1920년대라는 그 배경을 가지고 어떤 장르를 표방한다는 게 신선했다. 시대극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우리끼리는 동, 서양의 것을 합쳐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특별한 사건보다는 시대적 배경은 가지고 가되,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있었을 법한 소재를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그곳에선 흙먼지가 날렸을 것이고,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도 있지 않았을까. 여기서 시작을 했다.”
액션도 자연스럽게 새로워졌다. 리볼버를 손가락으로 능숙하게 돌리는 장면을 촬영하다 실핏줄이 터지는 등 색다른 장면들을 구현하기 위한 어려움도 없진 않았다. 그럼에도 디테일한 부부분까지 직접 챙기면서 ‘도적’만의 개성을 배가하기 위해 애썼다.
“쓰지 않았던 도구를 가지고 액션을 했었다. 현대에서 쓰는 총과도 다르다. 그래서 이번엔 쏠 때마다 총알 개수를 신경도 써야 했다. 요즘엔 총알 개수를 연장하는 장치도 있는데, 그 시대에 그런 것들이 없었지 않나. 총알 숫자도 세면서 연기해야 했다. 현실감과 관련이 됐었다. 자세히 보시는 분들은 그런 걸 신경을 쓸 수 있다.”
롱테이크로 액션을 촬영하는 쉽지 않은 시도를 통해 스타일리시함을 더하기도 했다. 컷을 나눠 촬영을 하면 수월하다는 것을 김남길도 알고 있었지만, 해보지 않은 선택을 통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컷을 많이 나누면 속도감이 있게 보이기도 하고, 이점이 있다. 이번 무술감독님이 ‘아일랜드’도 함께 했던 분인데, 이번에는 좀 길게 가보자고 이야기를 했다. 하다가 어색하면 끊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안 그랬다. 롱테이크로 가면 지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그것도 하나의 디자인처럼 가려고 했다. 새로운 액션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끊어가지 않고, 쭉 갔을 때만 나오는 재미가 있었다. 롱테이크로 하면 숨길 수가 없지 않나. 우리도 이런 것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다만 배경이 배경인 만큼 시대의 아픔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것도 필요했다. ‘도적’은 노비에서 일본군으로, 또 도적단의 리더로 변신하는 윤이는 물론, 조선 총독부 철도국 과장으로 위장한 독립군 희신과 조선 출신 최연소 일본군 소좌 광일의 흔들리는 내면 등 여러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상기시킨다.
“시대극이라 당시를 관통하는 배경으로만 존재하는 것이라도 이상한 책임감들이 자꾸 생기더라. 톤을 잡을 때도 고민을 했다. 대본에 가벼운 부분들이 많았다. 물론 시대가 무겁다고 해도 가볍게 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윤이는 리더 역할이기 때문에 조율이 필요했다. 현장에서 편안해지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다. 나오는 인물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인 욕심으로만 생각하면 다 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배역으로 나오는 배우라도 소외감을 가지는 게 제일 싫다. 역할의 명확함을 짚어줬으면 좋겠다고 여겼다. 단 메인 역할들에 치중이 되다 보니 서사들이 분산하면 산만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배역에만 서사가 집중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시도에 방대한 서사까지. 시즌제로 ‘도적’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당초 ‘도적’의 작가가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만큼, 김남길은 이날 남은 이야기들을 거듭 설명하면서 시즌2에 대한 바람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원래 20부작으로 기획을 했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즌1에 다 넣어야 한다는 주의였다. 시즌2가 만들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우린 뒷이야기가 많다. 시즌2에선 우리가 왜 그렇게까지 됐는지, 희신, 광일과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희신이는 왜 독립군이 됐는지. 남은 이야기가 있다. 시즌2에서는 더 잔인한 일본 군인이 등장을 하기도 한다. 광일이가 계속 친일파로 남는지, 우리에게 넘어오는지도 나올 것이다. 시즌2는 넷플릭스에서 제작을 해 줘야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렇게 계획을 했었다.”
이번에는 새로운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앞으로는 또 다른 장르와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배우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당연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말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도전을 하고 싶었다.
“해보고 싶은 게 많다. 배우로서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기도 하고. 연기에 대한 재미를 알고 난 이후부터는 내가 느낀 재미를 현장에서 활용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전에는 강박증을 많이 가지고 했었는데, 조금 자유로워진 이후 작품을 만나게 되니 ‘연기를 할 때 어떤 느낌일까’ 기대가 된다. 선배들이 ‘배우가 직업인데, 연기를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나도 선배님들처럼 필모그래피를 많이 쌓고 싶다. 하면 할수록 늘게 되는 것도 있다. 너무 잘하는 배우가 많아 새로운 자극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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