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염증·피지 잡는 티트리·위치하젤…내 피부 맞춤 화장품 뚝딱
기후‧계절 같은 환경의 변화는 우리 피부에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엔 면역력이 떨어지고, 온도와 습도가 크게 변해 피부가 일시적으로 예민해져 평소에 사용하던 화장품으로도 피부트러블이 종종 발생하죠. 환경변화에 민감한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자신의 피부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해 올바르게 사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필요한 성분을 골라 직접 만드는 수제 화장품은 컨디션이나 외부 환경 등 여러 조건에 의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피부 상태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정확한 피부 분석을 통해 나에게 맞는 원료를 찾고,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보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에 있는 더마프리마를 찾았습니다.
장명숙 대표가 학생기자단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봤어요. “잠깐 보니까 두 친구 모두 여드름이 살짝 있는 게 사춘기가 시작된 것 같아요. 뒤에 있는 A.I.피부분석기로 현재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내 피부가 필요로 하는 화장품을 만들어 봅시다.” 장 대표는 사람들이 피부를 화장품에 맞추는 현상이 아쉽다고 했죠. “요즘 화장품이 엄청 많이 나오는데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화장품을 바르고 얼굴이 반짝반짝 광이 나니까 나도 저 사람처럼 되겠지 하고 그 제품을 그냥 쓰고 있어요. 근데 그 제품이 과연 나한테 맞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아무리 좋은 성분이 들어가도 내 피부에 필요한 게 아니라면 바르나 마나죠. 현재 내 피부를 정확하게 아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먼저 A.I.피부분석기로 내 피부를 진단해봤어요. 피부 진단을 받기 위해서는 선크림을 포함해서 화장하지 않은 상태로 방문해야 정확한 모공 상태를 볼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찍히면 주름으로 인식할 수 있어 헤어밴드로 정리한 후 정면을 보고 기계에 턱을 대고 눈을 감은 뒤 가만히 있었죠. 20초 정도 불빛이 깜박깜박하며 얼굴 사진을 찍은 뒤 따로 피부 수분 측정까지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피부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3D 사진으로 모공 깊이까지 볼 수 있는 게 신기했죠.
“피부 타입은 유전적인 요소로 부모님께 물려받는다고 보면 되는데, 건성·지성·복합성을 나누는 데는 모공의 역할이 커요. 코 부분에 모공이 크게 있고, 볼 쪽에 조금 있는 사람들은 건성, T존이라고 해서 이마와 코 부분에 큰 모공이 많이 보이는 사람들은 복합성, 얼굴 전체적으로 모공이 많이 보이면 지성 피부로 판단합니다.” 정 대표는 사춘기 시절 호르몬 변화로 피지선이 발달하기 때문에 사춘기가 지나봐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했죠. 하지만 현재 상태로 봤을 때 오은채 학생모델은 모공이 꽤 있는 편이라 지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요. 최규연 학생기자는 T존 부위에만 모공이 분포해 앞으로 복합성이 될 확률이 더 높다고 했습니다. 장 대표는 규연 학생기자가 한 살이 더 많아서 그런지 코 주변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가 산화해 검게 변한 블랙헤드도 보인다고 얘기했어요. “파란색이 많이 보이죠. 코에 피지가 몰빵했어요. 제일 고민이었겠는데요”라는 장 대표의 말에 규연 학생기자가 “네, 고민이에요”라고 답했죠.
여드름이 시작되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을 위해 장 대표가 피지와 여드름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해줬습니다. “피부 세포는 태어나서 28일이 지나면 탈락해서 떨어져 나가야 정상인데, 떨어져 나가지 않고 모공을 막고 있다고 생각해봐요. 피지를 바깥으로 흘려보내야 하는데 막혀 있으면 못 나가죠. 모공 속에 갇혀 있으면 딱딱해지고, 계속 쌓이면 모공이 점점 커지게 됩니다. 우리 모공 속에는 여드름균이 있는데 피지를 좋아해요. 지금 이마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 다 모공 속에서 열심히 여드름균들이 사는 거예요.” 요즘 10대들이 여드름 패치를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장 대표는 여드름 패치 붙이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했죠. 패치를 붙이면 산소가 들어가지 못하는데, 여드름균은 산소가 없으면 잘 살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여드름이 나면 잘 관리해줘야 하는데, 크게 곪아서 생기는 여드름은 집에서 혼자 짰다가 흉터가 남을 수도 있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짜는 게 좋다고 해요. 피지 청소를 해줘야 여드름이 생기지 않는데, 사춘기 시절에는 피지가 많이 분비될 수밖에 없어요. 이럴 때일수록 잘 씻는 게 중요합니다. “시중에 클렌징 종류가 다양하죠.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으면 클렌징 오일로 살살 씻어준 후 물로 헹궈주는 방법도 고려해 보세요. 클렌징 오일은 각질을 정리하고, 피지를 녹여서 없애주는 데 도움이 돼요. 클렌징 오일을 하고, 클렌징폼으로 씻어주는 이중 세안은 권하지 않아요. 너무 많이 씻는 것도 피부 장벽을 훼손하고 원래 있어야 할 유분과 수분을 뺏어가 건조하게 만들거든요.” 블랙헤드가 있는 규연 학생기자에겐 클렌징 오일로 코의 피지를 녹인다는 생각으로 문질러 잘 씻어주라고 했죠. 코팩을 하면 모공이 더 넓어질 수 있으니 코팩보다는 클렌징오일로 마사지해주면 블랙헤드도 빠진다고 팁을 알려줬어요.
이외에도 왼쪽·오른쪽 얼굴 균형이 맞는지, 어느 쪽이 더 가늘고, 그래서 어느 쪽으로 셀카를 찍으면 좋은지도 볼 수 있었습니다. 피부 진단을 통해 피부 타입·나이·균형·주름·잡티 정도·윤기·모공·피지 등 다양한 사실을 알아본 뒤,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화장품에 첨가된 화학 성분은 사람에 따라 피부를 자극하거나 트러블을 발생시키기도 하는데 그 대안으로 자연 유래 성분으로 만든 수제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죠. 은채·규연 학생기자 모두 여드름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오일이 들어간 로션보다는 수용성 성분의 에센스를 추천했어요. 사춘기가 되면 피지양이 많아지니까 피지를 조절할 수 있는 화장품을 만들어 발라주면 좋다고 합니다.
은채 학생모델이 수제 화장품에는 좋은 성분만 들어가고, 수제 화장품이 가장 좋은 화장품인지 질문했어요. “좋은 성분. 저는 그렇게 얘기해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화장품은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 아무리 좋은 성분도 내 피부에 맞지 않으면 좋은 게 아니잖아요. 내 피부의 상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맞는 성분을 넣는 것이 가장 좋은 화장품이라고 볼 수 있어요.” 수제 화장품의 가장 큰 장점은 내 피부에 맞는 성분을 넣을 수 있다는 건데요. 오늘 만들 화장품에 들어가는 티트리·위치하젤 같은 성분은 모공 속 염증을 완화해주고 피지 분비를 줄여주기 때문에 사춘기 동안 이런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쓰면 좋다고 했죠. 규연 학생기자가 수제 화장품의 단점이 무엇인지 질문했습니다. 화학 성분을 거의 안 쓰기 때문에 유통기간이 짧다는 거예요. 보통 1개월에서 3개월 안에는 다 사용해야 한다고 했죠. “또 하나의 단점은 매번 만들 때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거. 이따 해보면 알겠지만 사람의 손으로 계량하고 만들다 보니 이번에 50g을 만들고, 다음에 다시 똑같이 만들어도 양이나 느낌이 조금씩 달라지죠.”
각각의 성분을 정확하게 계량해서 넣는 게 중요하기에 전자저울에 비커를 올렸습니다. 모공 속에 있는 균을 잡아주는 티트리 워터를 15g, 피지를 잡아주는 위치하젤 성분을 15g 넣어요. 상처 치유하고 피부 보습 효과가 있는 나이아신아마이드 2g, 수분 유지 능력이 탁월한 고분자 히알루론산은 5g, 알로에베라젤은 5~8g 정도가 들어가죠. 정확하게 계량해서 넣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죠. “헉! 조금 더 들어갔어요.”(규연) “정확하게 계량하기 힘들어요.”(은채) 그래서 그럴까요. 50g 용량 에센스를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두 사람의 화장품 용량이 조금 다르게 보였죠. 장 대표는 자연 유래 추출물이기 때문에 더 들어간다고 피부에 나쁘거나 하지 않으니 걱정 말라고 했습니다.
이제 핸드블렌더로 잘 섞어줘야 합니다. “젤·파우더 형태 등을 다 같이 녹여서 한 5분 정도 섞어야 해요. 에센스 만들 때는 가장 중요한 게 거품이 나지 않게끔 하는 겁니다. 섞을 때 공기가 들어가면 거품이 생기는데 그럼 제형이 매끄럽게 되지 않죠. 거품이 생기면 주걱으로 저어주세요.” 이렇게 기본 베이스를 만든 후 내 피부에 필요한 성분을 골라 첨가제도 넣어줍니다. 뾰루지 올라오는 걸 잡아주는 알란토인, 피지를 조절해주는 로즈마리 추출물, 여드름 상처 회복해주는 병풀 추출물, 얼굴 붉어지고 화끈거리는 것을 잡아주는 판테놀, 이들을 잘 섞이게 도와주는 아르간리포좀, 제형을 걸쭉하게 해주는 잔탄검 등 정말 많은 원료가 들어갔죠. 재료를 잘 섞기 위해 교반기도 활용했습니다. 10분 정도 기계를 돌린 후 완성된 에센스를 소독한 용기에 넣었죠.
그다음에 성분표를 인쇄한 라벨지를 붙여줬어요. “무슨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 또 사용하는 방법, 문제가 있으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와 주소 등이 있어요. 식약처가 정해둔 것으로 화장품 라벨에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이죠.” 유명하며 좋은 화장품이라고 무턱대고 사용하기보다 내 피부에 맞는 성분을 잘 알고 사용하는 게 중요하죠. 은채 학생모델·규연 학생기자는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 레시피를 찾았으니 오늘부터 잘 사용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내 피부 타입 알아보기
「 지성 피부: 얼굴 전체가 번들거리면서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잘 생기고 모공이 넓은 것이 특징입니다. 세안 후 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당김이 없거나 당기더라도 몇 분 내에 사라지면서 유분이 생기는 피부.
건성 피부: 건조함으로 피부가 자주 당기는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죠. 세안 후 얼굴 당김이 심하고 각질이 많이 생기며, 시간이 꽤 지나도 유분이 생기지 않는다면 건성 피부라고 볼 수 있어요.
중성 피부: 지성과 건성의 중간 단계. 평소 유분이 많지도 않고 건조함을 느끼지 않을 경우 중성 피부일 가능성이 크지만 100% 중성 피부는 거의 없고 지성이나 건성 어느 한쪽의 특징이 나타납니다.
복합성 피부: 지성과 건성이 복합적으로 나오는 피부, 이마와 코, T존은 지성이지만 나머지 부분은 건성인 타입. 세안 후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 T존 부위만 번들거린다면 복합성 피부일 가능성이 높죠.
민감성 피부: 예민해서 약한 자극에도 금방 붉어지고 트러블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진한 향이나 화학적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해서 사용하세요.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이번 취재에서는 제 얼굴이 지금 어떤 상황이고 모공의 숫자나 수분이 얼마나 있는지 같은 것들을 알 수 있었어요. 제 피부 상태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 좋고 신기했습니다. 또 화장품을 만들 때는 손이 자꾸 제 맘대로 원래 넣어야 할 양을 맞추지 않아서 약간 떨리기도 했고, 웃기기도 했죠. 이번에 만든 화장품을 집에서 직접 발라봤는데요. 아직 얼마 되지 않아 크게 달라진 효과는 모르겠지만, 발랐을 때 시원하고 피부가 촉촉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평소에 ‘화장품’ 하면 전문매장에서 판매하는 브랜드 화장품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자연 유래 추출물을 사용하여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좋았죠.
오은채(서울 가동초 5) 학생모델
사춘기에 접어들고 여드름이 나기 시작하면서 피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저의 피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좋은 화장품이 무엇인지 알게 됐죠. 제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제조해 보면서 나 자신의 피부에 더 관심을 가지고 정성스럽게 관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아직은 주름이 생길 나이도 아니고 어리기에 피부는 충분히 건강할 거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부터 수분이 가득한 피부를 만들기 위해 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화장품을 만들고 나서 사용법에 맞게 사용해 보았는데 여드름도 가라앉고 닿는 감촉도 좋아서 놀랐어요. 앞으로는 화장품을 구매할 때 안전한 성분이 들어갔는지, 내 피부에 맞는지를 꼭 고려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규연(서울 잠일초 6) 학생기자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오은채(서울 가동초 5) 학생모델·최규연(서울 잠일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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