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로도 황희찬 막기에는 역부족, 시즌 6호골·울버햄튼 최초 역사도

황희찬(울버햄턴원더러스).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황희찬이 시즌 6호골을 터뜨리며 호조를 이어갔다.

8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를 치른 울버햄턴원더러스가 애스턴빌라와 1-1로 비겼다. 울버햄턴은 리그 14위(승점 8)까지 올라갔다.

최근 황희찬은 울버햄턴 공격진에서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공 소유와 연계가 좋은 마테우스 쿠냐가 중앙에서 폭넓게 움직이고, 드리블과 패스에 능한 페드루 네투가 오른쪽을 휘젓는다면 황희찬은 왼쪽에서 좋은 위치 선정과 정교한 슈팅 능력으로 골망을 노린다.

실제로 황희찬은 올 시즌 울버햄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지금까지 모든 대회 8경기를 치러 5골을 적립했다. 시즌 4개 도움을 기록한 네투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끄는 선수다. 울버햄턴은 지난 3일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두 선수를 조명하며 이들이 현재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지 간접적으로 증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관심도도 높아졌다. 맨체스터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의 이름을 까먹어 '그 한국인(The korean guy)'라고 불렀다가 결승골을 먹히고 리그 첫 패배를 당했다. 이는 현지 매체에서 화제가 됐고, 이날 중계 카메라도 울버햄턴 선수들 중 황희찬을 단독으로 잡아주며 황희찬의 경기력과 화제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했다.

황희찬은 이날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전반에는 양 팀이 조심스럽게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활약할 기회가 없었다. 전반 추가시간 4분에 킬먼의 롱패스를 절묘한 침투로 이어받아 좌측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패스까지 시도해봤으나 수비를 맞아 동료에게 연결되지는 않았다.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황희찬이 부상을 당했다. 후반 3분 공중볼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루이스가 휘두른 팔꿈치에 얼굴을 가격당했다. 코에서 출혈이 발생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황희찬은 웃으며 일어났다. 후반 18분에도 루이스는 가벼운 언쟁을 벌였는지 황희찬을 손으로 밀어 넘어뜨렸다. 이 장면은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으나 반칙으로 선언되지는 않았다.

황희찬은 이런 방해 공작들을 모두 이겨내고 득점까지 성공했다. 후반 7분 오른쪽에서 네투가 수비를 벗겨내고 올린 컷백을 넘어지며 정확한 마무리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6호골이자 네투의 5호 도움이었다.

또한 울버햄턴 역사상 최초로 EPL 홈경기 5연속 득점 기록도 세웠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에버턴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 리버풀, 맨체스터시티, 빌라를 상대로 모두 골맛을 봤다.

황희찬은 이후 추가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어도 상대 진영을 바쁘게 돌아다니며 빌라 수비를 계속 위협했다. 후반 40분에는 다리에 피로를 느껴 경기장에 주저앉았고, 파비우 실바와 교체돼 경기를 마감했다.

한편 울버햄턴은 황희찬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3경기 무패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마리오 레미나가 퇴장당하며 빌라의 강한 공세에 시달렸음에도 헌신적인 수비와 골대 행운이 따르며 1-1 무승부를 지켜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울버햄턴원더러스 X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