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뛰겠다” 부상 투혼… 안세영, 대한민국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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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선 '딱' 소리가 났다.
안세영은 부상 당시를 떠올리며 "무릎에서 '딱' 소리가 나서 어긋난 듯한 느낌이 들었고 통증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경기 중엔 관중석에서 안세영의 어머니가 "그만 기권하라"고 애타게 소리칠 정도였다.
천위페이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안세영을 번번이 막아선 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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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통증 딛고 천적 천위페이 꺾어
안 “그랜드슬램 목표… 최선 다할 것”
무릎에선 ‘딱’ 소리가 났다. ‘기권하라’는 어머니의 목소리. 그리고 게임 스코어는 1-1. 상대는 천적. 하지만 안세영(21·삼성생명)은 부상을 딛고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배드민턴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다. “죽어도 뛰겠다”는 투혼이었다.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배드민턴 결승에서 안세영은 세계 3위 천위페이(중국)에게 게임 스코어 2대 1로 이겼다. 3세트엔 점수 차를 크게 벌어졌지만 쉬운 승리는 아니었다. 1세트 막판에 다리를 다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부상은 가볍지 않았다. 안세영은 경기장에서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공항에서도 다리를 절뚝였다.
안세영은 부상 당시를 떠올리며 “무릎에서 ‘딱’ 소리가 나서 어긋난 듯한 느낌이 들었고 통증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경기 중엔 관중석에서 안세영의 어머니가 “그만 기권하라”고 애타게 소리칠 정도였다. 대표팀도 부상 정도에 촉각을 기울였다. 장재근 선수촌장 “선수 보호를 우선으로 하되 현장에서 판단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한 안세영의 대답은 “죽어도 뛰겠다”는 거였다.
안세영이 투혼만 앞세워 고집을 피운 건 아니었다. 랠리를 유도해 천위페이의 체력을 빼앗겠다는 계산도 있었다. 체력과 수비력에서 우위를 자신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안세영은 다리 통증에 시달려 활동반경이 줄었음에도 뛰어난 수비력으로 랠리를 주도했다. 속수무책으로 내준 듯 보였던 2세트가 끝나자 천위페이의 체력이 크게 떨어졌고, 안세영은 결국 3세트에 압승을 거뒀다.
천위페이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안세영을 번번이 막아선 벽이었다. 안세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1회전과 지난해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했다. 그런데 실력이 늘면서 여자 단식 최강자로 거듭난 지난 3월에는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 전영오픈에서 천위페이를 꺾었다. 그때도 3세트 초반 무려 59번의 샷을 주고받은 ‘랠리’가 승부의 기점이 됐다.
투혼을 발휘한 안세영은 단체전까지 2관왕을 기록하면서, 지난 대회에서 40년 만에 첫 아시안게임 ‘노메달’에 머물렀던 배드민턴 대표팀의 한을 풀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세계선수권 우승)’이라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안세영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항상 그랜드슬램이 목표였고, 그 목표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항저우=박구인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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