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이 시게토의 마켓 나우] 끝나도 끝나지 않을 일본의 마이너스금리
금융시장에서는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NIRP)’을 종료할 가능성에 대해 계속 주목하고 있다. 그 계기는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의 9월 초 발언이다. 그는 “내년 봄 임금 인상을 예상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가 연말까지 확보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은 우에다 총재 발언 중 자기 편할 대로 일부분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총재의 메시지에는 인플레이션의 상승·하강 리스크를 모두 인정하는 양면성이 있다. 우에다 총재는 ‘연말까지’라고 언급한 것이 올해 이사회 논의를 억제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이 어느 시점에 명확해질지 예단이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다는 것이다. 우에다 총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내년 봄 초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 가능성에 계속 주목하고 있다.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전망과 함께 마이너스 금리 종료 조건에 대한 일본은행의 혼란스러운 메시지가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일본은행 이사회 멤버들은 마이너스 금리를 끝낼 여러 계기를 주시한다. 여기엔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이나 2024년 춘계임금교섭(춘투·春鬪) 과정에서 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할 가능성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인플레이션의 여러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낼 수도 있다.
전임자였던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전 총재 임기 10년 동안보다 일본은행 이사회의 내부 토론은 더 활발해지고 자유로워졌다. 이사회 멤버들은 일본은행의 ‘공식 의견(House View)’을 고수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더욱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혼란스러운 일본은행 메시지가 어떤 의도를 담고 있는지, 아니면 단지 이사회 멤버들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된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확실한 점은 일본은행으로서는 시장의 추측을 가라앉히려는 강한 동기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추측이 일본은행 입장에선 좋은 점도 있기 때문이다. 정책 옵션에 대한 자유로운 결정권을 유지할 수도 있고, 엔화 가치하락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언제 종료될지는 알 수 없지만, 설사 종료된들 은행 대출 금리나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적인 제로 금리 정책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낮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고려할 때, 단기 정책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작다. 그래도 마이너스 금리 종료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정책 정상화의 시작을 상징한다. 마이너스 금리 종료는 시장, 특히 외환시장에서 계속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나가이 시게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일본 대표·전 일본은행 국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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