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한달새 2.8조 늘어, 2년 만에 최대폭 증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과 은행은 최근 들어 매주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억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높이며 대출 규모를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영옥 기자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달 전(680조8120억원)보다 1조5174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오름세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폭이 가파르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17조8588억원으로 8월 말(514조9997억원)보다 2조8591억원 불었다. 전달 대비 증가 규모는 2021년 10월(3조7989억원) 이후 가장 크다. 침체됐던 부동산 경기가 꿈틀대며 거래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5만2592건이다. 올해 1월(2만5761건)과 비교하면 104.2% 늘어난 수치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은행권과 지난 20일부터 매주 비공개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추이를 점검하고 있다. 은행들은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3일부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만 34세 이하 소비자에만 내주기로 했다.

다만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202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5.4％ 정도였는데, 지금은 102％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