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석달 새 6.7조 순매도…2차전지주 콕 집어 팔아치웠다
최근 석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6조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웠다. 연초 후 지난 6월 중순까지 외국인 순매수액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의 들썩이는 국채 금리에 수퍼달러(달러강세)가 되살아나면서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외국인투자자는 연초 후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7조3273억원어치 순매수(상장지수펀드 등 제외)했다. 올해 1월부터 6월 16일까지 14조631억원에 이르렀던 외국인의 순매수액이 석 달 만에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외국인이 6월 중순 이후부터 이달 초까지(6월 19일~10월 6일) 6조735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영향이다.
외국인이 연속으로 ‘팔자’에 나서는 날도 길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6일까지 11일 연속 한국 주식을 팔았다. 이는 지난해 9월(9월 14일~28일) 이후 1년 만의 최장기 매도 우위 행렬이다. 순매도액도 늘었다. 특히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 4일 이후엔 단 3거래일 만에 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한 6월부터 최근(10월 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은 2차전지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포스코홀딩스를 5조614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1위다. 뒤를 이어 LG화학(1조3540억원), LG에너지솔루션(7690억원) 순으로 매도세가 집중됐다.
문제는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잇따라 발표된 탄탄한 미국의 경제지표가 미국의 긴축 장기화의 배경이 될 수 있어서다. 긴축 우려는 미국 국채금리를 자극할 뿐 아니라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을 압박해 외국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공개한 8월 미국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데 이어 6일(현지시간) 발표된 비농업 고용 역시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미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국내 증시가 한층 더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11일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잠정) 발표가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줄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식시장의 초점은 점차 고금리 우려보단 펀더멘털(기초 체력) 개선 여부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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