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막내의 값진 경험, 장현석 "국제대회? 기회 된다면 당연히 또 가고파" [AG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에서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였던 장현석(마산용마고)이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7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대만을 2-0으로 제압하고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은 위기를 헤쳐나가며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돋보였던 건 투수들의 활약이다. 한국야구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난 문동주(한화)를 비롯해 박영현(KT)·최지민(KIA) 등이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을 발휘했다. 입국 현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도 "투수력은 좋다"며 투수들의 호투에 대해 칭찬하기도 했다.
'대표팀 막내' 장현석도 불펜에서 힘을 보탰다. 1일 조별리그 1차전 홍콩전(1이닝 무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6일 슈퍼라운드 2차전 중국전(1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팀 승리에 기여했다.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지만, 국제대회를 경험한 것만으로도 본인에게는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서 입국장에 등장한 장현석은 "인생에서 대표팀이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큰 무대에서 금메달을 받게 돼서 영광이고 되게 행복하다"라며 "(전날 결승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많이 긴장했다. 형들도 그렇고 나도 벤치에서 긴장하고 있었는데, 마무리가 좋게 끝나서 형들도 다 행복했다.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아시안게임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장현석은 "느낀 게 많은 것 같다. 프로에 계신 선배님들의 공을 많이 보니까 아마추어 공은 그냥 아마추어일 뿐이고, 프로의 세계는 또 다르다는 걸 느꼈다. 형들이 몸을 푸는 것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나 이런 것부터 하나하나 다르니까 그런 걸 보고 느끼며 미국 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조금 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대만에 패배하는 등 과정이 순탄치 않았으나 대표팀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갔다. 장현석은 "딱히 분위기가 처지진 않았다. 첫 경기에서 대만에 졌을 때 아쉬움은 있었지만, 형들 전부 '이번에 졌으니까 결승전에서는 이길 것이다. 무조건 이길 것이니까 너무 처지지도 말고 그렇다고 너무 들뜨지도 말고 항상 열심히 하자'는 얘길 많이 해주셨다"고 돌아봤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성인 대표팀에 뽑힌 장현석은 "청소년 대표팀이 아닌 성인 대표팀이다 보니까 다 형들이고 선배님들이라 처음에는 긴장하기도 했지만, 형들이 먼저 다가와주셔서 편안했다. 운동이나 변화구 같은 것들을 많이 배웠고, 또 보고 느끼고 가는 것 같다"고 선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원태인(삼성)과 같은 방을 사용한 장현석은 "방에서 형들끼리 야구 얘기를 많이 했고, 형들이 말을 많이 걸어줬다. 태인이 형과도 방에서 많은 얘길 나눴다. (대회가) 끝나고 나서 고생했고, 열심히 해서 빅리그에 올라가고 미국에서 잘하라고 했다"라며 "합류 첫날부터 시작해서 형들이 '아마추어로 (대표팀에) 뽑힌 것도 대박인데, 공도 씩씩하게 잘 던지더라' 등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선발 등판 가능성도 열려있던 장현석은 대회 첫 경기부터 벤치의 호출을 받았다.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장현석은 "긴장됐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좀 있었는데 긴장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렇다고 해서 다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자신의 투구에 대해 100점 만점에 80점을 준 장현석은 "(20점을 뺀 이유에 대해) 제구라기보다는 점수를 준 것도 있고 아쉬운 부분들이 몇 개 있다. (점수를 준) 중국전뿐만 아니라 첫 경기 태국전에서도 나름대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았으니까 모든 게 다 괜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남다른 잠재력을 뽐낸 장현석은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참가 대신 미국 무대 도전을 택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명문 구단 LA 다저스와 계약금 90만 달러(약 1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미국행을 앞두고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끝낸 장현석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빅리그에 가는 게 목표다. 혹시나 그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프리미어12와 같은 국제대회에 나가서 선배들과 함께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며 "(향후에도) 국제대회는 당연히 가고 싶다.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된다는 것은 확실히 자부심을 느낄 만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불러주신다면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태극마크가 주는 자부심을 강조했다.
끝으로 장현석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아직까지 제대로 스케줄이 명확하게 나온 게 없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잘 모르겠다"라며 "(국내에 머무르는 동안) 초등학교와 중학교 스승님들을 만나뵙고 싶고, 시즌 때문에 자주 보지 못했던 고등학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하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사진=인천공항, 고아라 기자/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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