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기습 공격 왜…누적된 적대감,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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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격하게 누적된 갈등과 적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는 공습 당일 저녁 TV 연설을 통해 "저항 세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객체(이스라엘 지칭)와 맺은 모든 관계 정상화 합의가 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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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 전방위 지원” 약속
주요 국가들 하마스 규탄 속 이란 “지지” 입장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7일(현지시간) 이슬라엘을 기습 공격한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격하게 누적된 갈등과 적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말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적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재집권한 이후 양측은 공격과 반격을 주고받으며 무력 대치를 이어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사회 혼란을 틈타 유대교 기념일을 택해 ‘알아크사의 홍수 작전’을 개시하며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하마스의 공격 배후에는 중동 평화 무드를 깨려는 이란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태가 토요일 아침에 급작스럽게 발생했지만 최근 1년 사이에 여러 전조 단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 팔레스타인에 대한 차별 조치 등을 연이어 내놓자 이로 인한 피의 보복 악순환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서안지구로 수출되는 모든 물품의 통과를 금지하며 하마스의 목줄을 조였다. 하마스는 국경 시위를 허용하며 경계 태세를 높였다.
하마스의 정치 및 국제관계 담당 바젬 나임은 지난달 WP에 “그동안은 조용했지만 이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수면 아래에 엄청난 압력이 있다”고 경고했다. 칼리드 카도비 하마스 대변인은 알자지라에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사람들, 그리고 알아크사 같은 성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만행을 중단시켜 달라. 이것이 이번 전투를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표면적으로 이스라엘의 만행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자신들의 입지를 흔드는 중동 평화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하마스의 공습 배경 중 하나로 이스라엘과 사우디라아비아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을 꼽았다. 이스라엘은 2020년 미국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과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외교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어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도 관계 정상화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여기에 가장 큰 걸림돌이 팔레스타인이다. 사우디는 아브라함 협약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팔레스타인이 ‘2국가 정책’에 따라 독립하면 이스라엘이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는 공습 당일 저녁 TV 연설을 통해 “저항 세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객체(이스라엘 지칭)는 누군가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을 아랍권 형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알린다”고 말했다. 또 “이 객체와 맺은 모든 관계 정상화 합의가 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 배후로는 중동 데탕트를 무산시키려는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지목됐다.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CNN에 따르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이란에 있는 대리 지휘관들의 지원과 지시를 받아 신성한 유대교 명절에 이유도 없이 극악무도한 공격을 자행했다”고 분노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강력한 봉쇄 정책을 유지해 하마스가 궁지에 몰리자 극단적 대결이라는 무리수를 뒀다는 해석도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전방위 지원을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긴급 연설을 통해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한다. 군사력에는 군사력으로, 정보에는 정보로, 외교에는 외교로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확보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도 하마스를 규탄하고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X(옛 트위터)에 “가장 비열한 형태의 테러리즘”이라고 썼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고 이스라엘 곁에 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도 이스라엘의 자국 방어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즉각 휴전을 촉구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2국가 방안을 실천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이 지역과 가까운 중동 국가들은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반면 AFP 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 야흐야 라힘 사파비는 “우리는 자랑스러운 알아크사의 홍수 작전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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