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파동 50년만에 중동서 전쟁…석유값 4배 뛴 그때와 다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전쟁이 길어지거나 확전한다면 국제 유가가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유가는 2023년 10월과 1973년 10월이 같은 상황이 아니다"라며 "세계 경제가 또다시 아랍의 원유 금수 조치에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1973년에는 이집트와 시리아 등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침공해 '4차 중동전쟁'이 터지면서 '1차 석유파동'으로 이어졌다. 아랍 산유국이 이스라엘을 돕는 국가에 석유 수출을 금지하고, 석유 가격을 4배가량 인상하면서 세계 경제는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1973년처럼 이스라엘이 일군의 아랍 국가들에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각국 입장이 달라 금수 조치가 이뤄지기도 어렵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주요 산유국에 속하지 않는다. 세계는 국제 유가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여유 생산 능력이 있고, 유가를 안정시키려는 미국이 전략비축유(SPR)를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소비 증가율이 둔화하고, 전기차가 현실화하는 등 시장 상황도 달라졌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크게 치솟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된다.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사우디·이란 등이 대(對)이스라엘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고, 이것이 석유 수출량과 원유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면 유가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다른 실물경제 분야로의 파장도 우려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역사적인 갈등이 지속하던 지역이라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중동과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에 상승 압력을 추가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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