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리스크파이브’까지 막는다… 미·중 기술전쟁 새 격전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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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갈등이 오픈소스 기술인 리스크파이브(RISC-V)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RISC-V를 발판으로 '반도체 굴기'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제재 수위가 높아지자 RISC-V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 2015년 설립한 RISC-V 재단은 미국 델라웨어에 있던 본사를 미·중 갈등이 한창이던 2020년 스위스로 이전하고 명칭을 'RISC-V 인터내셔널'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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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갈등이 오픈소스 기술인 리스크파이브(RISC-V)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RISC-V를 발판으로 ‘반도체 굴기’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미국 정치권에서 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에 RISC-V에 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원들은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위해 미국 기업 간의 개방적 협력 문화를 악용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분야에서 현재 미국 주도권을 약화하고 중국의 군사 현대화를 도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오픈소스 아키텍처(명령어 집합)를 개발하고 있다. 수출 통제를 확대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언젠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우리를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ISC-V는 지난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연구소에서 시작한 오픈소스 아키텍처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상용화한 반도체 아키텍처는 인텔 x86과 ARM이 대부분이다. 모두 라이선스 비용을 내고 써야 한다. 반면 RISC-V는 오픈소스여서 누구나 무료로 접근·사용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제재 수위가 높아지자 RISC-V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8월에 중국 주요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팹리스) 9곳은 특허를 서로 공유하는 ‘RISC-V 특허동맹’을 결성하기도 했다.
RISC-V에서 중국 영향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진다. 지난 2015년 설립한 RISC-V 재단은 미국 델라웨어에 있던 본사를 미·중 갈등이 한창이던 2020년 스위스로 이전하고 명칭을 ‘RISC-V 인터내셔널’로 바꿨다. 미국 영향에서 벗어나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전해진다. RISC-V 인터내서널의 프리미어 회원 25곳 가운데 중국 국적이 절반 이상인 13곳에 이른다. RISC-V 기술은 스위스에 있는 RISC-V 인터내셔널에서 관리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RISC-V 기술·수출 등을 통제하기 쉽지 않다. 미국 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오픈소스라는 성격 탓에 중국 업체만 겨냥해 정밀 타격하기 어렵다. 퀄컴, 인텔 등의 반도체 업체들은 ARM 대항마로 RISC-V를 육성 중이다. 퀄컴은 이미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RISC-V를 적용한 칩을 양산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RISC-V에서 구동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ISC-V 반도체 스타트업인 ‘시파이브’의 잭 강 부사장은 “인터넷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과 같다. 엄청난 비극이 될 것이다. 기술, 리더십, 일자리 창출 등에서 큰 실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변호사 케빈 울프는 “오픈소스 기술을 규제하는 건 드문 일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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