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뜨기 직전 "저 내려주세요"…1222건이 이것 때문
항공기 이륙 직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자발적 하기' 사례가 지난 5년여간 200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 8개월간 전국 공항에서 항공기 탑승을 마친 승객이 다시 내린 사례는 2594건이었다.
이 중 대부분은 승객들의 자발적 하기(2295건)였다. 나머지 299건은 기체 결함 등으로 인해 항공사에서 하기를 결정한 사례였다.
자발적 하기 사례는 2018년 390건, 2019년 359건이었다가 2020년 코로나19팬데믹 영향으로 항공편 운항이 줄면서 219건으로 줄었다.
이어 하늘길이 다시 열린 2021년 240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563건까지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344건에 달했다.
자발적 하기 이유로는 '건강상 사유'가 1222건(53.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물품 분실이나 요금 불만 등에 따른 '단순 심경 변화'가 679건(29.6%)으로 뒤를 이었고, '일정 변경'은 221건(9.6%), '가족·지인 사망'은 173건(7.5%)이었다.
항공보안법상 이륙 직전 여객기에서 승객이 내리려면 항공사가 공항 당국에 상황을 통보하고 지시에 따라 적절한 보안 조치를 거쳐야 한다.
특히 테러 연관 가능성 의심 사례라면 모든 승객과 짐에 대한 보안 검사를 다시 해야 하는 까닭에 여객기 출발이 지연되고 항공사 일정이 변경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국내 항공사들은 2019년부터 자발적 하기 승객에게 위약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 의원은 "정말 피치 못할 경우가 아니라면 승객이 개인적 사정으로 여객기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는 등 항공 보안 규정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항공사들도 자발적 하기 승객에게 피해보상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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