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며느리부터 미스코리아까지…아시안게임 화제의 인물들
미스코리아·특전사 출신 우희준
'동호회' 궁사 메달리스트 주재훈 등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8일 밤 9시(한국시간) 폐막식을 끝으로 16일간의 대장정을 마친다. 이번 아시안게임 한국선수단 중에서는 다양한 종목에 출전한 개성 있는 여러 선수들의 뒷이야기가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들 중 브리지 종목 선수인 김혜영이 단연 첫손에 꼽힌다. 김혜영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부인으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며느리다. 2010년 브리지에 입문한 그는 현재 '팀 서울'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시에 10년 넘게 한국브리지협회 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2인 1조로 2개 조 총 4명이 경기하는 카드 게임인 브리지는 고도의 두뇌 싸움이 필요한 마인드 스포츠로,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김 선수는 혼성경기 예선에 출전했으나 아쉽게도 토너먼트에는 오르지 못했다.
아직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종목인 카바디 국가대표 우희준도 독특한 이력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우희준은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전직 특전사 장교를 지낸 인물이다. 2013년 카바디와 인연을 맺어 2015년 태극마크를 단 우 선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자카르타 대회를 마친 뒤 2019년 미스코리아 선에 입상했고 2021년에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국제평화지원단에 근무하며 레바논 파병을 다녀왔다. 해외 파병 중에도 카바디를 향한 애정을 접지 못했던 우 선수는 지난 6월 전역 후 선발전을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힌디어로 '숨을 참는다'는 뜻을 지닌 카바디는 인도 전통스포츠로 격투기와 술래잡기, 럭비, 주짓수, 레슬링 등이 혼합된 종목이다. 공격과 방어팀을 나누어 매트 위에서 격투를 연상하게 하는 경기를 펼친다. 전후반 각 20분씩(여성부 15분) 7명의 수비수와 1명의 공격수가 일종의 '술래잡기'를 펼친다. 카바티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카바디 대표팀은 4강 진입에 실패했다.
양궁 종목에서는 '일반인' 주재훈이 단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주재훈은 24세 때 우연히 동호회를 통해 활을 잡게 된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영상 자료로 기술을 익혔다. 다섯 번의 도전 끝에 태극마크를 단 그는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포기할 뻔했으나,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운 좋게 출전할 수 있었다. 한국수력원자력 정보보안부 청원경찰인 주 선수는 휴직계를 내면서까지 국가대표 선발전과 평가전에 나섰다.
주 선수는 지난 4일 소채원(현대모비스)과 함께 출전한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에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이튿날에는 양재원(상무), 김종호(현대제철)과 함께 나선 양궁 컴파운드 남자 단체전에서 두 번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 종목에서는 44세에 한국 e스포츠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된 스트리트 파이터V 종목 김관우가 주목을 받았다. 30년 넘게 해당 게임을 해온 그는 3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프로게이머로 전향해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냈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열애 사실을 고백한 '사랑꾼' 선수도 있었다. 가라테 피재윤(대한가라테연맹)과 역도 김수현(부산시체육회), '다이빙 커플'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조은지(인천광역시청) 등이 주인공이다. 우하람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후, 조은지를 연인이라고 직접 밝혀 화제가 됐다.
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한 선수들도 있었다.
'테니스 왕자' 권순우(당진시청)는 지난달 25일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636위 카시디트 삼레즈(태국)에게 패배한 후 라켓을 바닥에 내리쳤고, 상대 선수의 악수를 거부하는 비매너로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권순우는 뒤늦게 자필 사과문을 공개하며 사죄했으나, 여론은 싸늘했다.
롤러스케이팅의 정철원(안동시청)은 경솔한 세리머니로 금메달을 놓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결승선 앞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러나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 이는 정 선수 뒤에 있던 대만 선수였다. 결국 한국은 불과 0.01초 차이로 눈앞의 금메달을 빼앗기고 만 데다 정철원의 대표팀 동료인 최인호(논산시청)는 병역 특례 기회까지 잃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