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역에 궤도차 무려 73량"…역대급 규모에 무기거래 본격화 예고
"북한의 두만강 역에 궤도차(railcar·화물 열차)가 약 73량 포착됐다. 전례 없는 규모다."
6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매체 '분단을 넘어'가 전날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는 정황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지난달 13일 북ㆍ러 정상회담 직후부터 국경 지대에서 양국 간 화물 운송을 준비하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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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3배 규모 궤도차
이날 공개된 위성 사진에는 약 73량의 궤도차와 함께 수송용 상자, 컨테이너, 장비 등이 비교적 선명하게 포착됐다. 분석을 진행한 CSIS의 조지프 버뮤데즈 선임 연구원, 빅터 차 한국 석좌, 제니퍼 준 연구원은 "지난달 13일 북ㆍ러 정상회담 닷새 후부터 양국 국경 지대인 두만강 역에서 궤도차의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위성 사진을 살펴봤을 때 과거에 두만강역에서 포착된 궤도차는 많아야 20량 정도였다"며 "이번에 포착된 궤도차 규모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상자, 방수포 등으로 덮여 있어 구체적인 내용물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분단을 넘어'의 분석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두만강역에서 러시아 하산발 궤도차 5량이 포착된 바 있다. 같은 시기 북한이 러시아의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전달하는 정황이 담긴 위성 사진 두 장이 지난 1월 백악관에 의해 공개됐다. 궤도차의 등장이 조만간 북ㆍ러 무기 거래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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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으로 꾸준히 포착
북ㆍ러가 무기 거래를 준비하는 정황은 최근 위성을 통해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3일 미국 민간위성 업체 '플래닛 랩스'가 지난달 22일 두만강역에서 약 1.2㎞ 떨어진 차량 기지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근거로 "화물과 열차로 보이는 물체가 다수 포착됐다"고 밝혔다. 당시 RFA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간 뒤 화물과 열차가 계속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때도 구체적인 내용물은 식별되지 않았다.
앞서 미국 CBS도 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에 대포를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CBS는 "북한이 러시아에 장기적으로 무기를 공급하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인지, 그 대가로 북한이 무엇을 받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북ㆍ러가 무기 거래에 박차를 가하는 과정에서 화물 운송과 관련된 법률적 미비점을 보완하려는 듯한 시도도 있었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전날 북한이 화상으로 러시아가 주최한 국제 법률 포럼에 참가해 '국제 수송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는데,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염두에 두고 법률적 측면의 검토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중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이후 양국 간 무기 거래를 포함한 군사 협력이 보다 공세적으로 진행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달 중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 중ㆍ러 정상회담, 더 나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까지 성사되면 북한은 보다 공세적으로 핵무기 고도화와 관련 대외 활동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무기 거래를 넘어 우주와 항공 분야에서도 향후 북ㆍ러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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