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판 9·11’ 충격… 모사드도 CIA도 방공망·정보전 참패

신창호 2023. 10. 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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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발생한 팔레스타인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9·11 테러와 맞먹는 충격을 던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CNN은 양대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정보)와 모사드(해외정보), 방위군 등 정보자산을 모두 고려했을 때 이스라엘 누구도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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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쏜 로켓이 날아가는 모습. 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발생한 팔레스타인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9·11 테러와 맞먹는 충격을 던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이언 돔’이라는 최첨단 방공망과 신베트·모사드라는 세계 최고 정보기관까지 갖춘 이스라엘의 전쟁 억지력이 마치 진주만 공습처럼 초토화됐기 때문이다.

CNN은 양대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정보)와 모사드(해외정보), 방위군 등 정보자산을 모두 고려했을 때 이스라엘 누구도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사전에 이를 입수했더라도 막거나 피해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면 ‘완벽한 정보전 실패’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중동 지역에 광범위한 첩보망을 구축하고 충분한 자금력으로 자신들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정보뿐 아니라 서방을 위협할 만한 정보까지 수집해왔다. 미 중앙정보국(CIA)만큼이나 정보 감지 능력이 최고 수준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쏜 로켓이 날아가는 모습.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방위군 요나단 콘리커스 전 국제담당 대변인은 CNN에 “전체 방위시스템이 실패했다.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필요한 방어를 하지 못한 것이 명백하다”며 “이스라엘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진주만 기습과 같은 일이 터졌고, 오늘 이후에도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심리적 충격이 9·11 테러와 맞먹는다”면서 “군사적 대응에 대한 압박을 받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하마스와의 교전과 시민 생명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정보 실패 문제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고 있다.

철통같다던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구멍이 뚫린 것은 정보 실패보다도 더 큰 문제를 낳고 있다. 이번에 하마스 소탕에 성공한다 해도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이 계속되는 한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어서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2005년 이후 팔레스타인 극단세력의 공격을 막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의 로켓 방어시스템인 아이언돔을 도입했다. 거기다 수억 달러짜리 감지 장치를 갖춘 스마트 국경시스템과 지하벽도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건물이 7일(현지시간) 폭격으로 파괴된 모습. 신화연합뉴스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국경 철조망을 뚫거나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진입했음에도 이스라엘은 ‘깜깜이’ 상태로 당했다. 하마스 대원들은 이스라엘의 방어자산을 전부 피해낸 뒤 전투원은 물론 민간인까지 납치해 끌고 갔다.

미국 정부에서도 공격 징후를 파악해 사전에 경고하지 못한 CIA 등의 정보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CNN은 이스라엘과 미국 관리들이 며칠 안에 양국이 알지 못했던 사각지대가 있었는지 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아직 하마스가 발사한 수천발의 로켓포탄 중 몇 발을 요격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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