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전역' 조영욱이 여전히 경례한 이유 "아직 군인이잖아요" [항저우 2022]
차승윤 2023. 10. 8. 14:51
"아직 전역 신고 안 했으니까, 아직 군인이라 생각합니다."
조영욱(상무)이 조기 전역한다. 자신의 발로 넣은 결승골로 전역증을 만든 셈이 됐다.
조영욱은 지난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스포츠 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후반 11분 2-1을 만드는 역전골을 터뜨렸다. 일본의 문앞에서 혼전 상황이 펼쳐졌고, 기다리던 그가 이를 살려 침착하게 깔끔한 슈팅으로 역전 골을 완성했다.
조영욱은 현역 군인이다. 김천 상무에서 복무를 진행 중이고, 상병 계급이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는 그랬다. AG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게 됐고, 복무 중이었던 그는 조기 전역하고 사회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그래도 아직까진 군인이다. 이날 조영욱은 결승골 세리머니로 경례를 선보였고, 시상식 후 다른 동료들과 달리 경례로 자신의 현역 신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조영욱은 "1대1 상황에서 기회가 한 번은 올 것 같았다. 그때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정)우영이가 잘 싸워준 덕분에 내 앞에 딱 좋은 찬스를 맞이할 수 있었다.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침착하게 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 그게 골로 이어졌고, 승리로 이어져 좋았다"고 떠올렸다.
이날 한국은 경기 시작 1분 20초 만에 일본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말 그대로 충격적인 실점이었고, 분위기가 그대로 넘어갈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조영욱은 "솔직히 '큰일 났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다. 우리가 조금만 더 냉정하게 한다면,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고 생각해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며 "내가 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팀을 위해 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국제대회에 나와, 그것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애국가를 듣는 심정은 남 다르다고 했다. 조영욱은 "국제대회 경기 전 애국가를 들을 때도 가슴이 많이 벅차 오르는데, 이번엔 우리 선수들이 가장 높은 곳에 서서 태극기가 가장 높이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렸다. 그만큼 선수로서 기분 좋고 가슴 벅찬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조영욱은 이번 대회가 연령별 마지막 대표팀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금까지 나선 연령별 대표팀 대회 중 오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무리를 너무 잘해 정말 기분 좋다. 황선홍 감독님께서 많이 믿어주셨고, 마지막에 보답할 수 있어서도 기분 좋다"고 웃었다.
그 고마운 황선홍 감독이 파리 올림픽에서 부른다면 어떨까. 가능성은 낮지만, 조영욱은 웃으면서 "태극기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감사히 나가겠다"고 말했다.
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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