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애리의 ‘마음아 안녕’(51)] 이사 가기 싫어하는 아이 적응 돕기
“A씨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최근 생애 첫 주택 마련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감격스럽고 즐거운 일이지만 걱정이 많아졌다.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이사 계획을 이야기했지만, 아이가 불안해하고 속상해하며 스트레스가 높아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좋은 집으로 가게 된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이는 친구들 동네를 떠나는 것에 있어서 극도의 불안과 저항을 하고 있어 고민이 많아졌다.”
가을이 되자 본격적인 이사철 시즌이 돌아왔다. 이사는 가족에게 새로운 시작이자 다양한 환경 및 기회를 제공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큰 변화와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 친구들과의 이별, 전학, 학습공간의 변경, 익숙한 활동의 변화 등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사를 앞둔 아이를 위한 부모의 말과 케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사를 앞둔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 새로운 집, 새로운 학교,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야 하는 부담감이 높을 수 있다. 특히 변화에 민감하고 예민한 기질의 아이라면 더더욱 이러한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생애 처음으로 이별을 경험하며 이로 인한 상실감이 커질 수 있다. 복합적이고 불안정한 감정을 겪기도 한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와 설렘 그와 반대되는 불안,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혼합될 수 있으며, 이러한 감정을 표현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아이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과정을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먼저 부모가 불안해 해서는 안된다. 걱정이 되어도 겉으로 드러내지 말고 가능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불안이 높아진 아이들은 부모의 불안이나 정서적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최대한 침착하고 진정된 어투로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아이가 이사나 변화에 긍정적인 전망을 할 수 있도록 이사의 이점을 설명해주자. “네가 늘 원했듯이 너의 방이 새기게 되는거야” “더 큰 집에서 살게 되는 거야” “사촌형이랑 가까이에서 살게 되는 거야” 등.
이사가 정해진 후 아이들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주제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아이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아래와 같을 수 있다.
□ 새로 이사 간 집, 동네 마음이 안 들면 어떡하지?
□ 이사할 때 내 소중한 물건들은 무얼 챙기지?
□ 새로운 친구를 사귀지 못하거나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지?
□ 친했던 선생님과 이별이 속상해서 어쩌지?
□ 지금 친한 친구들과 못 만나면 어쩌지?
□ 새로운 학교 또는 학업의 수준이 너무 높으면 어쩌지?
위의 걱정들에 대해 진지하고 충분하게 다뤄주고 구체적인 방법을 도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문제해결과정을 배우고 이사나 변화에 대해 능동성을 높여 준다.
다음으로 이별이나 상실을 다루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사나 변화는 기존의 관계와 환경과의 이별로 시작된다. 따라서 이별을 준비할 수 있게 정서적인 과정에 대해 다뤄주는 것이 좋다. 기존 집이나 동네, 친구들에 대한 추억이나 사진을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해주자. 이를 그림이나 편지등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은 이전의 경험을 기억하고 슬픔을 공유하는 것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새로 이사하는 곳의 사진과 정보를 자연스럽게 공개해주고 예측할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도록 돕자.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 아이라면 미리 방문해 근처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놀고 오며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사 갈 지역의 도서관, 공원, 학교, 어린이놀이터, 키즈카페 등으로 데리고 가서 주변을 둘러보고 친구들을 미리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이사 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자. 자신의 방을 꾸미거나 공간을 기획해 보게 하는 것, 자신의 물건을 챙기고 배치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떤 침대를 원해?” “어떤 색깔의 책상이 사고 싶어?”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줌으로써 과정에 자신도 참여한다는 느낌을 주도록 하자.
이사나 환경변화는 아이들에게 큰 변화와 스트레스를 줄 수 있지만, 부모나 양육자의 지원과 이해가 있다면 이를 잘 극복할 수 있으며 나아가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높여줄 수 있고 성장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부모의 지지와 함께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불안을 이겨내고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감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애리 플레이올라 대표원장playho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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