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서 정의선까지 39년…금빛 화살 쏜 '뚝심의 양궁 후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 등 총 11개 메달을 휩쓴 양궁 선수들의 활약에 현대차그룹의 든든한 지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새삼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양궁과의 인연은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하며 시작됐다. 이후 2005년 자리를 이어받은 정의선 회장이 협회장을 5연속 연임하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협회 후원 중 최장 기간 지원이다.
국내 스포츠 중 대표적인 ‘효자 종목’으로 꼽히는 양궁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이번 대회까지 금메달 40개, 은메달 22개, 동메달 17개를 거두며 압도적 성적을 내왔다.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 세계 최고 코치진의 활약과 함께 현대차 측의 전폭적 후원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항저우 대회를 위해 현대차 측은 양궁협회와 함께 개최지 맞춤형 훈련을 진행하고, 첨단 기술 기반 훈련 장비를 개발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정성을 들였다.
정의선 회장이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을 직접 찾아 경기를 보고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자격으로 리커브 종목 남녀 개인전 시상에도 직접 나섰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최상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경기장에서 약 3㎞ 떨어진 호텔에 전용 휴게 공간을 마련해 물리 치료 등을 받고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항저우의 유명 한식당과 계약해 경기 기간 선수들에게 점심으로 한식을 제공했다. 메뉴 선정, 식자재 구매부터 조리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고 한다.
현대차 측이 대회에 앞서 진천선수촌에서 신기술을 활용한 장비 등 유무형의 훈련 인프라를 지원한 것도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저우 양궁 경기장을 그대로 옮긴 ‘가상 항저우’를 만들어 대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장 색상과 구조물, 경기장 현장의 소음까지 똑같이 적용한 공간이었다.
또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장비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자료화하는 점수 자동 기록 장치, 비접촉 방식으로 생체 정보를 측정해 선수의 긴장도를 미리 알려주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등을 개발해 체계적 훈련을 돕기도 했다. 현대차의 연구개발 기술을 선수들의 훈련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지난 8월 열린 정몽구배 양궁 대회 역시 실전 연습을 위한 차원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훈련 중인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을 찾아 식사를 함께하며 소통하기도 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항저우 대회가 연기되며 두 차례의 대표 선발전을 거쳐야 했던 선수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선수들과 개인적 이야기부터 훈련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며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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