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 안보' 모사드의 굴욕…하마스 '철조망 기습' 몰랐다

김지혜, 김은지 2023. 10. 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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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군의 보복 폭격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대대적인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이스라엘 양대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 첩보)와 모사드(해외 첩보), 방위군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누구도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중동 지역에서 가장 광범위한 첩보망을 구축하고 충분한 자금력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사드는 첩보영화에도 자주 등장할 정도로 익숙한 정보기관이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조너선 콘리커스 전 국제담당 대변인은 CNN에 "전체 (방위) 시스템이 실패했다"며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필요한 방어를 하지 못한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에 진주만(일본의 기습)과 같은 순간이 현실이 됐다"고 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현재 교전과 시민 생명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정보 실패'에 해당하는지 언급을 피하고 있다.

철통같아 보였던 이스라엘의 국경 방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 지구에서 2005년 철수한 이후 하마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입했다.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한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 돔'을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또 수억달러를 들여 감지장치를 갖춘 스마트 국경 체계와 지하 벽을 2021년 말 만들었다.


하지만 하마스의 이번 기습에 이런 시스템은 '무용지물'이었다. 하마스는 무장대원들이 국경 철조망을 뚫거나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이스라엘에 진입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하마스가 발사한 수천발의 로켓포탄 가운데 몇 발을 요격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 내에서는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의 정보력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마스의 공격 징후를 파악해 사전에 경고하지 못한 탓에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 등 최소 수십명이 침투한 하마스 대원들에 의해 인질로 끌려갔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스라엘과 미국 당국은 며칠 안에 빠뜨리거나 잘못 해석한 정보가 있는지, 양국이 알지 못했던 사각지대가 있었는지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CNN은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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