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할 줄 알았는데... '힘쎈여자 강남순'의 맛깔난 B급 유머
[김상화 기자]
▲ JTBC 토일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
ⓒ JTBC |
지난 2017년 방영된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좀 특별한 작품이었다. 국내 TV드라마에선 좀처럼 활용하지 않는 마블+DC 형식의 히어로를 전면에 내세워 코믹, 로맨스, 액션 활극을 적절히 버무려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여성이지만 상상 초월 괴력을 보유한 도봉순(박보영 분)의 이야기는 소재 측면에서 다소 획일화되어가던 TV 드라마 시장에서 미드에서나 볼법한 슈퍼 히어로물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해냈다.
그로 부터 6년 후. 스핀오프격인 <힘쎈여자 강남순>(국본 백미경 / 연출 김정식, 이경식)이 등장했다. 도봉순의 6촌 정도 인척 관계를 지닌 강남순(이유미 분), 그의 어머니 황금순(김정은 분), 그리고 남순의 외할머니 길중간(김해숙 분) 가족 3대가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는 설정 하에 더욱 악랄하고 범상찮은 능력을 지닌 범죄 집단과 대결하는 내용이 주다.
일단 첫회부터 <힘쎈여자 강남순>은 범상찮은 힘을 지닌 강남순의 등장과 더불어 어떻게 가족과 헤어져 홀로 몽골에서 지내게 되었는지 등 과거 이야기를 코믹하게 전개했다. B급 정서 풍만한 코미디와 CG가 적절히 배합된 <힘쎈여자 강남순>은 최근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JTBC 토일 드라마 계보에 다시 한번 '인기작'이라는 도장을 찍을 수 있을까?
▲ JTBC 토일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
ⓒ JTBC |
10여년 전 강남순은 아빠 강봉고(이승준 분)과 함께 몽골에 갔다가 그만 미아가 되어 가족들과 떨어져 살게 되었다. 이 일로 인해 황금순-봉고 부부는 이혼을 하게 되었고 딸을 찾겠다는 신념 하에 금순은 어머니 길중간과 함께 매년 힘자랑 대회를 열어 혹시라도 남순이 나오지 않을까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중국 연변에서 온 참가자 리화자(최희진 분)가 놀라운 힘을 발휘해 우승을 차지하자 금순은 딸 남순을 찾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워낙 특별한 집안 내력으로 인해 유전자 검사 자체가 불가능한터라 친자식 여부 확인 없이 화자를 딸로 여기게 되지만 사실 화자는 돈을 노리고 접근한 인물에 불과했다.
그 무렵 몽골의 양부모 밑에서 자라던 남순은 이제 한국으로 떠나 친부모 및 남편을 얻기로 결심한다. 특유의 괴력을 보유한 유전자 덕분에 각종 힘쓰는 시합에서 승리를 거둔 남순은 현지에서도 친어머니 못잖은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 JTBC 토일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
ⓒ JTBC |
<힘쎈여자 강남순>의 또 다른 축은 경찰, 범죄 집단의 이야기다. 강한지구대 소속 정의감 넘치는 경위 강희식(옹성우 분)은 마약 조직 소탕을 위한 수사에 여념이 없었다. 도로 상에서 이동중 마약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을 덮쳤지만 구매자만 잡았을 뿐 조직원을 검거하는 데 실패하고 만다.
그런데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모는 오토바이가 자동차도 훌쩍 뛰어 넘어 질주하는 상황을 목격한 희석은 그 뒤를 따라간 결과 더욱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어느 여성이 무거운 자동차를 들었다 놨다하는 믿기지 않는 현장이 눈 앞에 펼쳐진 것. 그 주인공은 바로 금순이었다. 낮에는 사채업자로 일하지만 밤에는 배트맨 마냥 범죄 소탕에 나서는 이중생활을 영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남순은 기체 결함으로 착륙 도중 사고가 빚어질 위기에 놓이자 직접 밖으로 뛰어 내려 온몸으로 이를 멈춰 세웠다. 그리고 비행기 착륙 현장에서 이 광경을 목격한 범죄 조직의 수장 류시오(변우혁 분)과 희식은 향후 남순과는 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그런가 하면 그 순간 금순과 중간은 이상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꼈고 남순이 자신들 근처에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 JTBC 토일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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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쎈여자 강남순>은 전작 <도봉순>에 이어 코믹, 액션, 로맨스를 적절히 혼합시킨 작품임을 1회부터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주요 인물들의 과거사를 유머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풀어냈다.
바깥 일 하느라 가족 돌보는데 소홀했던 금순과 봉고의 갈등, 이혼을 비롯해서 기업체 사장으로 포장한 범죄 집단 우두머리와 의협심 강한 청년 형사의 등장 등 드라마의 기본 뼈대는 사실 독창성보단 익숙함에 치우친 인상이다. 그럼에도 속전속결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드라마가 지닌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하는 모양새이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을 거치면서 급부상한 이유미를 핵심 주인공으로 내세운 과감한 캐스팅은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천진난만한 눈빛과 대비되는 경이적인 힘을 지닌 인물 강남순을 무난히 소화해낸 이유미는 왜 자신이 이 드라마의 주연인지 확실하게 증명해냈다.
슈퍼히어로 생활을 병행하는 친어머니 황금순 역의 김정은, 아직 본격적인 능력 과시에 나서지 않았지만 중요한 존재로 기대를 모으는 길중간 역의 김해숙 등 3인의 여배우들은 향후 좋은 합을 통해 악을 소탕하는 '어벤져스'급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일단 캐릭터 소개 정도에 그치긴 했지만 옹성우, 악역으로 변신에 나선 변우혁 등 강남순과의 중요한 연계성을 지닌 인물들의 등장 역시 마찬가지다. 다소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담아내면서 <힘쎈여자 강남순>은 한국형 히어로물, 그리고 스핀오프 시리즈의 성공 예감에 청신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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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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