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대규모 무력 충돌... 사망자 수백 명
[윤현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을 보도하는 AP통신 |
ⓒ AP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유대 안식일을 노려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고,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서면서 양측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7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지금까지 최소 198명이 사망하고 16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보건부도 사망자가 150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1000명이라고 전했다.
하마스는 유대 안식일인 이날 새벽 이스라엘을 겨냥해 수천 발의 로켓포탄을 발사했고 픽업트럭과 오토바이와 패러글라이더, 소형 보트 등으로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켰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도 로켓이 한꺼번에 날아들자 구멍을 드러냈다. 하마스 대원들은 경찰서 등 이스라엘 관공서를 습격했고, 이스라엘 주민 수백 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기금까지 2500발이 넘는 로켓포탄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발사됐다"라며 "하마스 테러범들이 지상과 해상, 공중으로 침투했다"라고 밝혔다.
유대 안식일 노린 하마스의 기습... 2년 만의 최대 충돌
하마스 지도자 무함마드 알데이프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은 16년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와 서안지구 도시들에 대한 공습, 알아크사 모스크에 대한 모독에 대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알아크사 모스크에 대한 모독이란 이슬람 라마단 기간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동예루살렘 성지인 알아크사 모스크를 찾았다가 이스라엘 경찰이 강제 퇴거를 요청하자 폭력 사태가 벌어진 것을 뜻한다.
그동안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크고 작은 충돌을 일으켰으나, 이번 충돌은 2021년 5월 '11일 전쟁'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11일간 계속된 무력 충돌로 가자지구에서 250명, 이스라엘에서 13명이 숨졌다.
이번 충돌에서는 특히 이스라엘의 인명 피해가 이례적으로 컸다. AP통신은 "하마스의 공격 강도, 정교함, 타이밍이 이스라엘을 놀라게 했다"라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도 "하마스가 철저하게 비밀리에 계획한 공격을 가했다"라며 "이스라엘로서는 1973년 10월 아랍권의 제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에 최악의 정보 실패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전례 없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라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보복에 나섰다.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기구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또한 가자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베냐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국민 성명을 통해 "오늘 상황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이다"라며 "우리는 이 전쟁에서 싸워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을 보도하는 영국 BBC |
ⓒ BBC |
세계 각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여행 금지령 또는 자제령을 내렸고, 주요 항공사들도 이스라엘로 향하는 항공편을 잇따라 취소했다.
미국은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며 이스라엘 방위권 지지 의사를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끔찍한 공격을 분명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테러리즘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고, 이스라엘 국민은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라며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은 확고하고 흔들림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이스라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라며 "이스라엘의 자위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변함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민간인 공격으로 인한 희생자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앞으로 미국 국방부는 무차별적인 공격과 테러로부터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더 큰 충돌을 막아야 한다"라며 "특히 국제법에 따라 민간인은 보호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967년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2개 국가로 공존해야 한다는 유엔의 기존 입장인 '두 국가 해법'을 언급하면서 양측에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 주민 인질들을 안전한 장소에 가두었다"라며 이스라엘에 갇힌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모두 풀어줄 때까지 인질들을 풀어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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