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면 된다"는 30대 구급차 태웠더니…곧바로 심근경색 왔다
심장 질환 증세를 보이는 30대 남성이 출동한 구급대원의 설득으로 큰 위기를 모면했다.
8일 충북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5시 19분경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리의 한 카페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가슴 통증이 있다"는 30대 직원 이모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인근 구급대의 차량은 모두 운행 중이었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 가까운 괴산소방서 청안지역대에서 이지나(39) 소방장과 김성광(34) 소방교가 출동했다.
이씨는 당시 출동한 구급대원들에게 "별다른 기저질환이나 먹는 약도 없고, 통증도 많이 가라앉아 집에서 쉬면 된다"고 하면서 병원 진료 권유를 여러 차례 거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은 그냥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이씨를 붙잡고 약 7분간 설득해 결국 그를 구급차에 태웠다. 흉통이 심장마비 등 심각한 심장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병원으로 이동하며 심전도 검사를 하던 중 갑자기 이씨에게 급성 심근경색이 찾아왔다. 이에 구급대원들은 즉시 심장제세동기를 사용하고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해 위급한 상황을 면했다.
다행히 A씨는 병원에서 응급 시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았으며,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이 소방장은 "구급대원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면서 "흉통은 심각한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원래 예민하게 대응하는 편인데, 당시 환자가 가게에서 손님도 없이 혼자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혼자 두고 떠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씨의 친누나는 "동생이 혼자 있을 때 그런 일을 겪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면서 "심장마비는 분초가 급한데 끝까지 동생을 포기하지 않고 곁을 지켜주신 구급대원들께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임신·결혼 한꺼번에 알린 그룹 라붐 해인 "19세부터 만난 인연" | 중앙일보
- 25만원 여관방, 생선 날랐다…‘조폭 에이스’ 마흔에 닥친 일 | 중앙일보
- 朴 커터칼 테러때 도착한 쇠고기, 거기엔 아베 편지 있었다 [박근혜 회고록 2] | 중앙일보
- “그렇게 운동해도 살 안 빠져” 매일 40㎞ 달린 ‘미친 연구’ | 중앙일보
- 소름 돋게 잘 맞는 나의 오늘 운세는? | 중앙일보
- 곽튜브도 극찬한 '日별미' 뭐길래…'892명 식중독' 원인 발칵 | 중앙일보
- 뇌가 보내는 위험신호 놓치지 마라…암보다 더 두려운 이 병 [건강한 가족] | 중앙일보
- 50년 숨겨진 에버랜드 2만평 숲...특별한 캠핑장으로 변신하다 [비크닉] | 중앙일보
- 호주軍 4명 숨진 끔찍 추락…'조별과제의 저주' 그 헬기 결국 [이철재의 밀담] | 중앙일보
- 집 지어주고 공무원 기회까지…나라별 아시안게임 메달 포상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