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면 된다"는 30대 구급차 태웠더니…곧바로 심근경색 왔다

하수영 2023. 10. 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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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청주에서 흉통을 호소하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지나(39·왼쪽) 소방장과 김성광(34·오른쪽) 소방교. 이들은 흉통이 심각한 심장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고 판단, 신고자를 끝까지 설득해 구급차에 태웠다. 사진 괴산소방서

심장 질환 증세를 보이는 30대 남성이 출동한 구급대원의 설득으로 큰 위기를 모면했다.

8일 충북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5시 19분경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리의 한 카페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가슴 통증이 있다"는 30대 직원 이모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인근 구급대의 차량은 모두 운행 중이었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 가까운 괴산소방서 청안지역대에서 이지나(39) 소방장과 김성광(34) 소방교가 출동했다.

이씨는 당시 출동한 구급대원들에게 "별다른 기저질환이나 먹는 약도 없고, 통증도 많이 가라앉아 집에서 쉬면 된다"고 하면서 병원 진료 권유를 여러 차례 거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은 그냥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이씨를 붙잡고 약 7분간 설득해 결국 그를 구급차에 태웠다. 흉통이 심장마비 등 심각한 심장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병원으로 이동하며 심전도 검사를 하던 중 갑자기 이씨에게 급성 심근경색이 찾아왔다. 이에 구급대원들은 즉시 심장제세동기를 사용하고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해 위급한 상황을 면했다.

다행히 A씨는 병원에서 응급 시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았으며,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이 소방장은 "구급대원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면서 "흉통은 심각한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원래 예민하게 대응하는 편인데, 당시 환자가 가게에서 손님도 없이 혼자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혼자 두고 떠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씨의 친누나는 "동생이 혼자 있을 때 그런 일을 겪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면서 "심장마비는 분초가 급한데 끝까지 동생을 포기하지 않고 곁을 지켜주신 구급대원들께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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