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아이를 위해 어른은 뭘 할지 묻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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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짜 괴물일까.
초등학교 5학년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엄마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자신의 아들이 담임 교사 호리(나가야마 에이타)로부터 나쁜 말을 듣고 폭행까지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 학교로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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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고(故)사카모토 류이치, 사카모토 유지 작가와의 협업 뜻깊어”
누가 진짜 괴물일까.
초등학교 5학년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엄마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자신의 아들이 담임 교사 호리(나가야마 에이타)로부터 나쁜 말을 듣고 폭행까지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 학교로 찾아간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정확한 진상을 파악해 달라는 학부모에게 교장과 교사들은 형식적인 사과만 반복할 뿐이다. 애타는 학부모의 모습과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학교의 태도가 대비되며 관객의 마음에 분노가 일 때쯤 이야기의 관점은 바뀐다.
부모에겐 학대를, 친구들에겐 따돌림을 당하는 호시카와(히이라기 히나타)를 바라보는 미나토의 마음은 복잡하다. 호시카와를 못살게 구는 친구들을 향해 미나토는 분노를 표출하고,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호리의 팔꿈치와 미나토의 코가 부딪친다. 호리는 이 일에 대해 미나토의 어머니에게 설명하고 사과하려 하지만 학교 측은 “그러면 학교가 불리해진다”며 말린다. 호리는 미나토와 호시카와의 관계를 오해하고, 아이들 사이에선 호리를 비방하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진다.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괴물’에서 학생의 인권과 교권, 인물들의 다른 입장이 충돌하는 모습을 예리하게 보여준다. 어느 한 쪽의 주장에 치우치지 않고 사건의 실체를 짚어가는 이야기의 흐름은 관객들로 하여금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오해와 당황, 분노, 절망이 뒤섞인다. 영화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7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가 불러 일으키는 공감도 중요하지만 그 너머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영화가 끝나면) 주인공인 두 소년이 떠나고 관객들이 남겨지게 되는데 관객 역시 이 소년들을 궁지로 몰아간 사람이나 다름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남겨진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것을 생각해야 하는가를 질문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는 등장인물과 같은 시선으로 관객들이 참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라 흥미로웠는데 작가 사카모토 유지와 각색 작업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어떤 식으로 정보를 감추고 어떤 부분을 공유해야할지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놀라운 연기력으로 섬세한 감정을 표현한 미나토 역의 쿠로카와 소야, 호시카와 역의 히이라기 히나타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고레에다 감독은 “두 사람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고 빛나는 느낌이 있어 고민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쿠로카와 소야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 영화를 보면 역시나 말을 전하고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감독님께서 어떤 감정을 표현할 때 통증, 아픔 등 실제 감각을 생각하고 느껴보라고 말씀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 무섭다는 감정을 표현해야 할 때는 발 끝이 안 움직인다거나 손 끝이 차가워지는 느낌을 떠올려 보라고 조언해 주셨다”고 돌이켰다. 히이라기 히나타는 “이 작품을 하면서 관점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달라 보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고(故)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더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사카모토 류이치와 직접 만나 대화할 기회는 없었지만 존경하는 창작자와의 협업은 값진 경험이었다”며 “내가 편지를 보내면 그로부터 음악이 오는 방식으로 여러 번 편지와 음악을 주고받으면서 작업했다”고 밝혔다.
부산=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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