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포효' 문동주 "나도 모르게 나온 표현…간절하게 던졌다" [항저우 현장]

김지수 기자 2023. 10. 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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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야구의 새로운 에이스가 탄생했다고 할 만하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6이닝 완벽투를 펼치고 대한민국의 야구 국가대표팀의 아시안게임 4연패를 이끌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 중국 항저우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Shaoxing Baseball&Softball Sports Centre-Baseball)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야구 금메달 결정전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문동주는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고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2일 성인 대표팀 데뷔전이었던 대만과의 조별리그에서는 선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조금의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날 다시 만난 대만 타자들을 완벽하게 압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0-0으로 맞선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선두타자 쩡종저에게 중전 2루타를 맞으면서 어려운 출발을 했다. 이어 2번타자 린즈웨이 희생번트로 1사 주자 3루. 3번타자 린리와의 승부에서는 볼카운트 2-2에서 커브로 내야 땅볼을 이끌어내 3루 주자를 묶고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4번타자 린안커를 마주한 문동주는 3볼에 볼렸으나 연속해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고, 높은 볼에 린 안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면서 위기를 넘기고 실점 없이 1회말을 마쳤다.

2회초 한국의 득점으로 2점의 리드를 안고 2회말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5번타자 우녠팅을 침착하게 2루수 땅볼로 잡았다. 린즈하오에게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고, 리하오위는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빗속에서도 깔끔하게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계속된 2-0 리드 속 3회말 션하오웨이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문동주는 김혜성의 호수비 도움을 받아 린쟈정을 땅볼 처리했다. 타구가 문동주의 뒤로 빠졌지만 김혜성이 기민하게 커버해 처리했다. 이후 쩡종저에게 다시 안타를 허용했지만 린즈웨이 3루수 뜬공으로 이닝을 정리했다. 3회까지 투구수는 53구.

2점 차 리드가 계속된 가운데 문동주는 4회말 선두 린리를 공 세 개로 삼진 처리했다. 린안커에게도 2스트라이크를 먼저 꽂으며 유리한 카운트를 만든 문동주는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연속 삼진을 솎아냈다. 이어 우녠팅에게는 유격수 땅볼을 잡아내면서 깔끔한 삼자범퇴.

5회말에는 1루수 문보경의 호수비 도움을 받아 린츠하오를 땅볼 처리했다. 이어 리하오위는 초구에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션하오웨이는 풀카운트 끝 2루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가뿐하게 이닝을 정리했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선두 린쟈정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쩡종저에게 다시 우전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린즈웨이를 삼진 처리했고, 린리까지 높은 공으로 삼진을 이끌어낸 뒤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고 포효했다. 이후 문동주에게 마운드를 이어 받은 불펜이 무실점으로 리드를 지키면서 문동주가 승리투수가 됐다.


우승 후 문동주는 "이겨서 너무 기분 좋고 행복하다. 그래도 (우승에) 한 몫 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취재진이 '한 몫 이상을 한 것 같다'고 하자 "훨씬 많이 한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 조별리그 대만전과 이날 경기를 돌아본 문동주는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준비를 잘했다. 전력분석에서도, 감독님과 코치님, (김)형준이 형까지 모든 선수단이 준비를 잘했다. 그 결과가 나로서 나타난 것 같아서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는 "(포수) 형준이 형의 리드가 너무 좋았다. 형준이 형 리드대로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형준이 형한테 공을 돌리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많지는 않았지만 위기를 침착하게 잘 넘겼다. 문동주는 "위기에서는 항상 똑같았다.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는데, 사실 첫 경기 때는 그게 부족했던 것 같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내 마음이 더 간절했다"고 말했다.

이날 문동주는 위기를 막고 이닝을 끝내면서 두 번의 포효를 했는데, 그 장면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나왔다. 사실 그렇게 표현이 나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정말 간절했다는 게 나온 것 같다"고 얘기했다.

1회 가장 어려웠던 상황을 넘긴 문동주는 곧 안정감을 찾았다. 문동주는 "나는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초반에 우리 팀이 따라갈 수 있는 승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첫 번째 경기에서도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했지만 안 됐고, 그래서 내려와서 응원도 많이 하면서 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 문동주는 "아빠가 아시안게임 코치로 갔다 오면서 어렸을 때부터 금메달에 대해 꿈 꿨는데, 그걸 이룰 수 있게 돼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문동주의 아버지는 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으로, 코치로 2010 광저우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두 차례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았고, 그 모습을 보고 자란 문동주가 대표팀에 뽑혀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문동주는 끝으로 "가족들과 팀 감독님, 코치님들과 선배들, 지인들이 다 모두 보고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KBO 팬분들과 한화 팬분들 앞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금메달을 손에 쥔 소감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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