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8호골'+조영욱 '전역의 역전골'…한국 축구, 찬란한 황금 세대로 전승 우승-AG 3연패 썼다 [항저우 2022]
차승윤 2023. 10. 7. 22:55
한국 축구 대표팀이 기념비적인 아시안게임(AG) 3연속 우승의 역사를 썼다. 그리고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 조영욱(상무)도 상병으로 조기 전역을 신고하게 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일본과의 2022 항저우 AG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결승 전까지 '역대급' 성적을 거두고 질주해 왔다. 대회 기간 6경기 25득점 2실점을 기록,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하며 토너먼트를 올라왔다. 정우영·이강인·조영욱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결승전에서도 주요 정예 멤버들이 나섰다. 선발 라인업에서 홍현석과 엄원상 등은 빠졌으나 황재원·박진섭·이한범·박규현·정호연·백승호·정우영·고영준·이강인·조영욱을 먼저 내세웠다.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이 꼈다. '역대급 2선'이라는 평에 걸맞게 정우영·고영준·이강인이 모두 총출동한다.
완벽했던 페이스가 정작 일본과 결승전 초반에는 나오지 않았다. 경기 시작 1분 20초 만에 일본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황선홍호가 강한 압박을 내세웠음에도, 일본의 탈압박 능력이 먼저 빛났다. 사토 게인이 한국의 오른쪽 측면을 공략해냈다. 측면 싸움에서 황재원이 그를 막아내지 못했고, 사토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보냈다.
이번 대회 3골을 기록하고 있던 우치노 고타로가 이를 받아 단숨에 골망을 흔들었다. 우치노의 이번 대회 4호 골. 한국 수비가 내준 공간을 순식간에 살려내 득점까지 연결했다. 경기가 시작한 지 불과 1분 20초 만의 일이었다.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자 일찌감치 AG 득점왕을 예약한 정우영이 나섰다. 정우영은 전반 26분 황재원의 크로스를 깔끔한 헤더로 연결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정우영의 대회 8번째 골. 황제원이 올린 얼리 크로스가 측면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우영의 머리에 정확히 '배달'됐고, 바로 깔끔한 헤더 슛까지 이어졌다. 정우영은 이미 조별리그 1차전 쿠웨이트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16강 키르기스스탄전·4강 우즈베키스탄전 멀티 골을 신고한 바 있다.
팽팽한 흐름이 깨진 건 후반 11분이었다. 다시 황재원이 기회를 만들었다. 황재원은 후방부터 골문 앞까지 폭풍같은 드리블로 질주했다. 일본 수비진을 하나 하나 돌파해 나갔고, 일본은 이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무력하게 무너졌다. 문앞 혼전 상황까지 공이 이어졌고, 문전에서 기다리던 '슈팅 몬스터' 조영욱이 이를 살려 침착하게 깔끔한 슈팅으로 역전 골을 완성했다.
한국은 후반에도 무너지지 않고 꾸준한 경기력으로 리드를 지켜냈다. 후반 37분에는 엄원상이 일본 수비진을 돌파하고 문전까지 달려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상대 태클을 당하고도 다시 일어나 공을 살려냈고, 정면으로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가 뛰어올라 공을 튕겨내면서 아쉽게 득점까진 이어지지 못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조영욱은 이번 우승으로 조기 전역을 확정짓게 됐다. 현재 김천 상무 복무 중으로 상병 계급이었지만, AG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복무를 마칠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 키 플레이어로 꼽혔던 이강인도 결승전 인상적인 장면들을 남기며 제 몫을 다 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선발 출전, 71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유의 드리블은 물론, 세트피스를 맡으며 날카로운 킥을 선보였다. 직접적인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역대급 2선’을 꾸린 황선홍호에서도 이강인의 존재감은 빛났다. 전반 37분에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직접 일본의 골문을 노렸다. 후반 25분에도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일본의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강인의 존재감은 여전히 눈부셨다. 말 그대로 한 수 위 존재감이었다. 이강인은 71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뒤 안재준과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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